
K뷰티의 글로벌 확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접목을 새로운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화장품 트렌드 주기가 짧아지고 고객사 요구가 다변화하면서 ‘누가 더 빨리 대응하느냐’가 경쟁의 핵심으로 떠오르며 AI가 K뷰티 속도전의 무기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3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주요 화장품 ODM사의 제품 개발·생산·마케팅 등 전 과정에 AI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비용과 시간을 동시에 줄이면서 단가 경쟁력, 다양한 수요 대응에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콜마는 생산공정부터 연구개발(R&D)까지 기존 프로세스에 AI 기술을 입히는 전사적 ‘AI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도하는 ‘AI 팩토리 얼라이언스’ 사업에는 화장품 기업 중 유일하게 주관기업으로 선정됐다. AI 팩토리는 실시간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AI가 스스로 판단해 생산 공정을 최적화하는 자율화 시스템을 말한다.
한국콜마는 생산계획부터 제조·품질관리·충진·포장에 이르는 전 공정을 모듈화해 공정 정확도를 세계 최고 수준인 95%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다품종 소량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글로벌 고객사의 다양한 수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한국콜마의 관계사 라우드랩스를 통해서는 AI 기반 상품 기획 플랫폼을 내놨다. 키워드를 입력하면 AI가 상품 콘셉트, 컬러 구성, 제형, 용기 유형까지 포함한 기획안을 제안한다. 기존 1~3개월 걸리던 기획 소요 시간이 30초로 단축됐다.
코스맥스는 색조 화장품 제조의 핵심 단계인 조색 공정에 AI를 가장 먼저 적용했다. 색 원료 초기 투입량을 AI가 자동 설정하는 ‘스마트 조색 AI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R&D에서 시간이 크게 단축됐다. 4회 이내 조색을 끝내는 비율은 52%에서 78.1%로 높아졌고, 5~9회 반복이 필요했던 구간은 47.2%에서 21.9%로 줄었다. ‘부드럽고 깊은 브라운’ 같은 고객사의 추상적 요구를 구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단축된 것이다.
코스맥스의 강점인 다품종 소량 생산체제 선제적 도입 역시 AI 접목이 기여했다. AI와 로봇팔을 결합한 맞춤형 자동 제조 시스템으로 현재 에센스 3500종, 헤어 제품 1만여 종, 파운데이션 257개 호수, 리퀴드립 333색 등을 조합할 수 있다. 평택 2공장은 전체 생산 라인의 절반에 로봇을 적용해 생산성이 기존 대비 40% 향상됐다. 최근에는 전사 차원의 AI 업무환경도 구축했다. 국내외 주요 AI 모델을 업무 목적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기업용 서비스 ‘웍스 AI’를 전면 도입하고, 부문별 AI 혁신 전담팀을 신설해 R&D·생산에 주로 쓰이던 AI를 인사·회계·마케팅 등 지원 부서로 확대했다.
코스메카코리아는 빅데이터, 인공지능(AI), IoT를 도입하여 스마트 공장을 구축했다. 실시간 생산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자동화 및 최적화된 생산 공정을 구현해 불량률과 생산 시간을 함께 줄였다. 신제품 개발 기간 단축을 위해 개발 관리 시스템과 제품 레시피 제안 AI 모델도 자체 구축했다. 코스메카코리아 관계자는 “AI 도입 스마트 공장으로 단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품질을 향상시키며, 업무 효율성을 높여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화장품업계에 AI 활용도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K뷰티의 전 세계적인 열풍 배경에는 탄탄한 품질과 함께 트렌디함이 꼽히는데, 이에 따라 신제품 주기도 3개월 수준으로 짧아졌다. 인디 브랜드 위주 인기로 고객사 증가 속도가 빨라졌고, 트렌드와 고객사 니즈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가장 중요해졌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K뷰티 신제품 속도는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르다. 고객 수요를 예측하고, 원하는 제품을 정확하고 빨리 출시하는 게 경쟁력”이라며 “AI가 이를 도와준다면 AI 활용 역량이 곧 글로벌 시장 선점 경쟁력으로 직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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