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조작기소 특검법’이 한달 남은 6·3 지방선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견고한 지지율에 지지부진하던 야권이 “이재명 구하기 공소 취소 특검법안”이라고 연일 총공세를 펼치며 ‘정부 여당 심판론’에 불을 붙이고 있다. 민주당 안에서도 지방선거·재보궐선거 격전지 캠프를 중심으로 조작기소 특검법을 ‘부정적인 변수’로 보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3일 국민의힘 등 야권은 특검법안을 향해 “대통령 특혜”라며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대구에서 열린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특검은 곧 (이재명 대통령) 임기 연장을 위한 사회주의 개헌으로 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재명 대통령이 이제는 대놓고 범죄를 지우겠다며 특검까지 한다고 한다”며 “도둑이 임명한 경찰이 도둑의 범죄를 없던 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은 광역단체장 후보들 중심으로 ‘조작기소 특검법 저지’를 대여 공세 전면에 내세우려 한다. 조응천 개혁신당 경기지사 후보는 이날 조작기소 특검법 저지를 위해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자들에게 긴급 연석회의를 제안했다. 이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범야권 공조를 환영한다”며 4일 범야권 후보 회동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오 후보를 비롯해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와 양향자 경기지사 후보가, 개혁신당에서는 조 후보와 김정철 서울시장 후보가 참석하기로 했다. 송 원내대표 역시 “매우 시의적절하고 중요한 제안”이라며 “(특검법을 반대하는 정의당 등을 포함해) 뜻을 같이하는 정당 지도자 간 모임도 별도로 추진하자”고 했다. 정의당은 지난 1일 성명을 내고 “헌정 질서의 기본적인 권력분립 원칙을 훼손하는 일”이라며 특검 반대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장외투쟁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최수진 원내대변인은 한겨레에 “특검법 저지를 위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는 물론 장외투쟁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특검 추진이 선거에 끼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거를 30일 앞둔 시점에서 민주당이 특검법안을 발의한 것에 한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부동산처럼 국민 여론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이슈와 달리, 특검법안은 대중에 직접적인 영향이 제한적인 정치적 사안”이라고 말했다. 특검법안 성안·발의에 참여한 다른 의원은 “이미 조작기소에 대해 국민들이 어느 정도 알고 있고, 검찰개혁도 계속 지금까지 흘러온 이슈”라며 “야당은 특검법안으로 지방선거 정국 자체를 흔들고 싶겠지만, 그렇게 되지 않으리라 본다”고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 안에서도 영남권 등 격전지에서 뛰고 있는 이들은 우려를 보였다. 격전지로 꼽히는 광역단체장 후보 선거를 돕고 있는 재선 의원은 “험지 선거엔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데 선거 전에 (법안을 추진)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장동혁 지도부에 실망해 투표할 의지를 잃었지만 그럼에도 민주당이 싫어 투표할 이유를 찾는 보수층 지지자들에게 집결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김부겸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는 대구에서 열린 ‘지방선거 필승 전진대회’에서 구체적인 법안에 대해 언급하진 않았지만 “여러 동지들과 함께 민주당 지도부에 요구한다. 쉽게 던지는 말 한마디, 여러분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그런 법안 하나, 여기서 고생하면서 뛰고 있는 동지들을 버릴 셈이 아니라면 신중해달라고 요청드리고 싶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달 중 특검법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다만 개헌안과 민생법안 처리가 예정된 7일 본회의에선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가능성을 고려해 특검법이 다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이 특검법안 처리를 강행할 경우 야당의 필리버스터를 끝내는 데 손을 보태야 할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등 소수정당의 판단도 중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혁신당은 사흘째 특별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으나 4일 당내 논의를 할 예정이다. 진보당은 이날 특검 추진 찬성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는 “국회에서 논의되는 사안”이라며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최하얀 chy@hani.co.kr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김채운 기자 cw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