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23일 ‘사북 사건’ 피해자들에 대한 국가 차원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의결했다. 사건 발생 46년 만이다.
여야 의원 73명이 공동 발의한 ‘사북사건 국가사과 이행 촉구 결의안’이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지난해 12월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을 대표로 국민의힘 55명·더불어민주당 15명·조국혁신당 2명·무소속 1명 등이 공동 발의했다.
결의안에는 △광부와 주민, 노조위원장 가족, 경찰 등 모든 사북사건 피해자에 대한 국가의 진정성 있는 공식 사과와 위로 △피해자 명예 회복과 관련 기념사업 추진 등 진실화해위원회의 권고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사북 사건은 1980년 4월21일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의 탄광 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조건 등에 항의해 벌인 파업으로 경찰과 대치하다 대규모 폭력 사태로 번진 사건이다. 이 과정에서 경찰 1명이 숨지고 70여명이 다쳤다. 경찰 진압이 실패로 돌아간 뒤, 노·사·정 대표가 협상을 벌여 합의안을 마련했으나 합동수사단이 이를 무시하고 광부와 주민 200여명을 정선경찰서에 연행·구금해 보복 수사와 집단 고문을 자행했다. 이후 31명이 육군 제1군사령부 계엄보통군법회의에서 계엄 포고령 위반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앞서 1·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진상규명 결정과 국가 사과 및 피해자 구제를 권고했다. 2022년과 2023년에는 사북 사건 당시 무기고 손괴 및 포고령 위반 등 혐의로 기소돼 처벌받은 이들이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국가 차원의 사과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14일 사북 사건 피해자와 유가족들은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 이행을 촉구했다.
이원갑 사북민주항쟁동지회 명예 회장은 “사북 광부들의 아픔에 공감해 주시고 국가 사과 이행 촉구 결의안을 발의하고 의결해 주신 여야 국회의원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면서 “이번 국회 결의안 통과를 계기로 국가 차원의 책임 있는 조치와 피해자 명예 회복이 하루빨리 이행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찬희 기자 chpar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