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이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여파로 나프타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기업을 위해 수입신용장(L/C) 한도 확대를 위한 공동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오후 석화기업의 수입신용장 한도 확대를 위한 금융권 공동 지원체계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수입신용장은 은행이 수입업자의 신용을 바탕으로 수출업자에게 대금 지급을 보증하는 결제수단이다. 은행이 먼저 수출업자에게 대금을 지급한 뒤 추후 수입업자로부터 상환받는 구조다.
최근 중동 전쟁 여파로 나프타 가격이 급등하며 같은 물량을 수입하더라도 필요한 자금이 크게 늘어나 기존 한도를 초과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가격 상승분이 수입신용장 한도에 반영되지 않을 경우 원재료 확보에 차질을 빚을 공산이 크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3월 생산자물가지수를 보면, 나프타 가격은 전월 대비 68.0% 뛰었다.
나프타는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로, 에틸렌·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데 쓰이는 핵심 투입물이다. 플라스틱과 합성섬유 등 주요 산업의 출발점이 되는 원재료인 만큼 수급 차질이 발생하면 국내 산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따라 금융권은 석유화학기업이 주채권은행에 수입신용장 지원을 신청하면 간이 심사를 통해 한도를 신속하게 확대하기로 했다. 통상 6주 이상 걸리던 절차를 단축해 3주 이내로 줄이고, 계약 단계에서도 수출업자로부터 수입신용장 개설 여력에 대한 증빙을 요구받을 경우 주채권은행이 ‘의향서’(LOI)를 발급해 수입 계약을 지원할 방침이다. 아울러 주채권은행이 기업의 나프타 수입 수요와 자금 상황을 사전 모니터링해 필요한 경우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무역보험도 활용해 은행의 위험을 줄이고, 수입업체가 대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등 부실이 발생하면 채권은행들이 해당 기업의 여신 비율에 따라 손실을 분담하기로 했다. 금융당국도 수입신용장 심사 단계에서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경우 담당자에 대한 면책을 적용해 신속한 심사를 도울 계획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을 중심으로 개별 석유화학기업에 지원체계와 절차를 안내해 현장에서 차질 없이 활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