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가 투자한 미국 소형모듈원전(SMR) 기업 엑스에너지가 나스닥 상장에 성공하면서 투자 성과가 본격화되고 있다. 지분 가치가 3년 만에 약 6배 상승한 데 이어 설계 계약까지 확보하며 글로벌 SMR 시장 선점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DL이앤씨는 지난 28일(현지시간) 기준 자사가 보유한 엑스에너지 지분 가치가 약 1720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2023년 1월 시리즈 C 투자 이후 3년 만에 2000만달러(약 300억원)에서 6배 가까이 뛴 규모다. 스타트업은 시리즈 A·B·C 등 단계별로 자금을 모집하는데 시리즈 C는 시장을 세계로 넓히거나 연관 사업으로 확장하는 데 필요한 투자를 받는 단계다.
지분 가치 상승은 SMR 산업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으로서 SMR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엑스에너지는 공모가를 희망 범위를 웃도는 수준에서 확정하고 상장 이후 주가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시장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엑스에너지는 미국 에너지부 지원을 받는 4세대 SMR 개발사로 고온가스로(HTGR)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아마존, 다우, 센트리카 등 글로벌 기업과 협력하며 약 11GW 규모의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점도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DL이앤씨는 단순 투자에 그치지 않고 사업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엑스에너지의 SMR 표준화 설계 사업을 수주하며 EPC(설계·조달·시공) 역량을 기반으로 실질적인 수익 창출 단계에 진입했다. 국내 건설사가 SMR 개발사로부터 직접 대가를 받고 설계 사업을 수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MR 산업은 구조 변화 시점을 맞고 있다. 기존 원전 산업이 운영사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기술 개발사와 건설사가 협력하는 형태로 재편되고 있다. DL이앤씨는 초기 투자자로 참여해 기술 확보와 사업 기회를 동시에 확보해나가고 있다.
DL이앤씨는 대형 원전 시공 경험과 증기발생기 교체 실적을 바탕으로 SMR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빛·한울·신고리 원전 등 국내 주요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축적한 기술력이 기반이다. 향후 글로벌 원전 시장 확대에 따른 추가 수주 가능성도 기대된다.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SMR은 전력 공급 안정성과 탄소 저감 효과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35년 약 5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DL이앤씨는 이번 투자와 협력을 통해 성장 초기 단계부터 시장 진입 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DL이앤씨는 향후 SMR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글로벌 사업 기회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유재호 DL이앤씨 플랜트사업본부장은 "엑스에너지가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DL이앤씨의 지분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기대된다"며 "대형 원전 건설 경험을 바탕으로 SMR 관련 투자를 확대해 독보적인 글로벌 경쟁력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