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망 사용료 안 낸다…오히려 네카오 수백억원
유럽도 검토한 바 있어…한국 유일한 국가 아냐
뜬금없는 재점화, "한미 협상 대비한 노림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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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가 한국의 망 사용료 정책을 '대표적인 비관세 장벽'으로 꼽으면서 업계는 간밤에 날벼락을 맞은 듯한 분위기다. 현재 글로벌 빅테크는 망 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고 한국이 유일한 국가도 아닌 만큼 '억지 주장'이라는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한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노림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간) 미국 USTR(무역대표부)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엑스(X·옛 트위터)에서 '외국의 무역장벽' 사례 10개 중 하나로 한국의 '망 사용료'를 꼽았다. USTR은 게시글에서 "세계 어느 나라도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의 트래픽 전송에 네트워크 사용료를 부과하지 않는다"며 "한국만 예외"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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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빅테크, 망 사용료 안 낸다…오히려 네카오가 수백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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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와 통신업계는 이에 대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억지 주장'이라는 반응이다. 우선 망 사용료는 현재 법제화되지 않았고 빅테크를 상대로 징수하지도 않는다. 넷플릭스는 2023년 SK브로드밴드에 망 사용료를 지급한 적이 있지만 당시 1심 패소 후 재판을 합의 종료하기 위한 조치에 불과했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인공지능법학회장)는 "당시 넷플릭스가 소송에서 질 것 같으니 합의를 택했다"며 "판례가 생기면서 법적 근거가 확보됐고 우리 정부도 이 점을 알기 때문에 법제화까지 추진하진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오히려 국내 사업자가 역차별받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부가통신사업자별 트래픽 현황'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구글(31.17%), 넷플릭스(4.88%), 메타(4.39%) 등 빅테크 3사의 트래픽 비중이 네이버(4.86%), 카카오(1.26%), 티빙(1.92%) 등 국내 사업자를 훌쩍 뛰어넘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사업자는 매년 수백억원의 망 사용료를 낸다"며 "역차별을 당하는 건 한국 사업자"라고 밝혔다.
EU(유럽연합)도 망 사용료 부과를 검토한 적 있는 만큼 한국이 유일하다는 주장도 가짜라고 일축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EU도 빅테크 기업이 망 투자비를 부담할 것을 요구하는 '페어 쉐어'(Fair Share)를 논의한 바 있다"며 "디지털네트워크법(DNA)으로 법제화를 추진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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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 유지비 분담해야…한미 협상 위한 '노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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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가 망 사용료 부과를 요구하는 건 빅테크에 인프라 유지·증설 비용을 분담시키기 위해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인터넷망이 전국적으로 뻗어있고 가입자 비율도 높아 유지·증설에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며 "인터넷망으로 수익을 거두는 빅테크가 비용을 나눠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 내에서 망 사용료 법제화와 관련 별다른 움직임이 없음에도 미국이 선제적으로 이를 언급한 건 향후 한미 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최 교수는 "미국이 망 사용료를 지렛대 삼아 다른 것을 요구하려는 심산"이라며 "이란 파병이나 쿠팡 이슈 등 문제 제기를 많이 할수록 협상 테이블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많아지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업계는 미국 통상 압박이 심해지면 결국 망 사용료를 부과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표했다. 지난 2월 정부는 미국 압박에 못 이겨 구글에 '1대 5000 축적'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반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