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정비 중심 매출 탈피
SW업그레이드·AI구독 등
전동화시대 성장구조 전환
1분기 매출 46조 사상최대
전쟁 영향 영업익은 30%↓
현대자동차그룹이 자동차 생애주기(Life cycle)에 걸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갖춰나가고 있다. AI(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따른 '자동차의 플랫폼화'가 이런 변화를 가능하게 했다는 분석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거 신차 판매와 정비 중심이던 완성차업체의 수익창출 수단이 SW(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AI 서비스 제공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SDV(소프트웨어중심차량) 상용화와 자율주행 서비스 등에 대한 수익을 점차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연내 첫 SDV 페이스카(시험차)를 선보인다. SDV는 SW로 자동차 기능을 제어하고 OTA(무선업데이트)로 성능을 지속 개선할 수 있는 차세대 차량이다. 업계는 현대차그룹이 SW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이미 '블루링크' '기아 커넥트' 등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원격제어 서비스 가입자가 1000만명을 넘으며 수익사업으로서 가능성을 증명했다. 이는 소비자가 일정기간 무료로 이용한 후 유료로 전환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자율주행 서비스도 유망 수익사업으로 평가된다. 현대차는 올해 출시하는 'G90' 개조모델에 레벨2+ 기술을, 2028년에는 제네시스의 대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에 레벨2++ 기술을 적용한다.
기아는 내년 말까지 레벨2+ 기술을 탑재한 SDV 모델을 개발하고 2029년 초에는 레벨2++ 기술을 적용한다. 국제자동차공학회(SAE)는 운전자 개입 수준에 따라 자율주행 기술을 총 6단계(레벨 0~5)로 구분한다. 이 가운데 레벨2는 운전자 주시가 필요한 단계로 레벨2+, 레벨2++는 이보다 진화한 수준이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서비스가 일시불(하드웨어 포함 패키지 기준) 약 700만~800만원에 달할 것이며 구독제도 병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자동차산업 수익구조가 '한 번 팔면 끝'인 하드웨어 제조 중심에서 '차량 생애주기 내내 수익이 발생하는' AI 서비스 및 플랫폼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마트폰에 익숙한 최근 소비자는 자동차를 움직이는 스마트 디바이스로 인식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차량의 특정기능을 구독형태로 이용하는 것에 거부감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이날 열린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5조9389억원, 2조514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3.4% 늘어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였지만 영업이익은 30.8% 줄었다. 자동차 판매량 감소에도 부가가치가 높은 하이브리드차 판매확대, 우호적인 환율영향 등으로 매출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만 1분기 8600억원 규모 미국 관세 비용, 중동전쟁에 따른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현대차는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 출시하는 주요 신차를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 나간다는 목표다.
여기에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할 핵심 신차 라인업, 상품성 개선 모델 출시로 판매확대와 수익성 제고를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또 전동화 전환과 고부가가치 차종 확대, 지역별 맞춤형 전략을 병행하며 시장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