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조작기소 특검법’을 둘러싼 공세 수위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여당 심판론을 띄워 보수 지지층 결집에 불씨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통령은 본인 범죄 지우는 데만 여념이 없다”며 “세계사에 길이 남을 독재 가이드북을 쓰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이어 “(이 대통령) 지지율이 뚝 떨어지니까 일단은 지방선거 이후로 (특검법 처리를) 미루려는 모양새”라며 “결론은 끝까지 반드시 공소 취소는 하되 시간만 좀 늦춰보라는 이재명의 명령”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전날 브리핑에서 조작기소 특검법과 관련해 “구체적인 시기와 절차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국민적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을 거쳐서 판단해달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이 대통령이 영남과 수도권 접전 지역 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지방선거 뒤로 처리를 미룬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선거를 앞두고 국민을 눈속임하겠다는 조삼모사 사기극”이라며 “지방선거 전까진 공소 취소가 없는 것처럼 국민을 기만하고, 선거가 끝나면 특검으로 재판을 지워버리겠다는 것”이라고 썼다. 국민의힘은 특검법 저지를 위한 무제한 토론, 장외투쟁 등을 검토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김진태 강원지사 후보, 이정현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 등 국민의힘 광역단체장 후보들도 이날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셀프 면죄, 반헌법 공소 취소’를 위한 특검법 발의를 전면 중단하라”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민주당은 이날 조작기소 특검법 처리 시점에 대해 내부 논의를 거치겠다고 밝혔다. 정청래 대표는 경기도 동두천시 유세 뒤 기자들을 만나 “당·청이 조율해야 한다”며 “국민과 당원, 국회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가장 좋은 선택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도 한국방송(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소위, 상임위, 의원총회 등의 과정들을 통해 숙의하는 과정을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보수 야권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들이 잇달아 규탄 메시지를 내는 것에 대해서는 “‘윤 어게인’ 공천 논란을 덮기 위해 하는 것 아닌가란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최하얀 기자 h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