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에서 중국과 필리핀이 서로의 활동을 ‘불법’이라고 규정하며 충돌했다. 중국은 분쟁 해역에 있는 암초에 상륙해 관할권을 주장했다.
5일 중국공산당 인민일보 계열 영자지인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해경이 지난 3일 샌디케이 암초(중국명 톄셴자오)에서 상륙 작전을 실시하고 국기를 게양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상륙은 같은 날 필리핀 선원 5명이 사전 경고를 무시하고 해당 암초에 불법 상륙한 뒤 이뤄졌다고 중국 쪽은 주장했다. 중국 해경은 현장에서 순찰을 진행하며 관련 상황을 통제하고, 국가 주권을 보여주기 위해 국기를 게시했다고 설명했다.
샌디케이 암초에선 중국과 필리핀이 ‘국기 꽂기’ 경쟁을 벌이며 긴장이 치솟던 1년 전과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샌디케이는 200㎡가 조금 넘는 암초지만, 이곳 관할권을 가진 나라가 주변을 영해로 주장할 수 있어 지정학적 의미가 큰 곳이다. 지난해 4월 말에도 중국과 필리핀은 각각 해양경찰과 해양경비대를 암초에 보내 국기를 게양하고 관할권을 주장했다.
중국 쪽은 암초 일대를 점검하면서 필리핀 측 활동과 관련된 영상 증거를 확보했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이 과정에서 쓰레기들을 수거하고, 금속 탐지기를 활용해 암초 전역에 대한 정밀 탐색도 실시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런 조처가 생태 환경 보호와 함께 자국 관할권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필리핀 역시 중국의 해상 활동을 문제 삼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3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최근 설명 자료를 내어 중국 선박들이 자국 해역에서 사전 승인 없이 해양 과학 조사를 수행하고 있다며 항공기와 함정을 투입해 퇴거시키겠다고 경고했다. 필리핀은 중국 쪽 조사가 유엔 해양법 협약을 위반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필리핀은 중국이 투입한 장비의 성격에 주목하고 있다. 심해 탐사와 해저 지형 측량이 가능한 조사선뿐 아니라, 무인 항공·수상·수중 장비 수십 대를 동시에 운용할 수 있는 이른바 ‘드론 모선’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되면서 경계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런 장비는 과학 조사 범위를 넘어 전략적 정보 수집과 해양 통제 능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감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