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16곳의 대진표가 지난 2일 국민의힘이 양향자 최고위원을 경기지사 후보로 공천하며 최종 확정됐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를 필두로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 우상호 강원지사 후보 등 구청장 출신을 포함해 청와대 출신이나 중량감 있는 인물을 내세워 압승을 노린다. 장동혁 대표의 극우 행보 속에 내홍 중인 국민의힘은 인물난 속에 11곳에서 현역 광역단체장을 공천하며 수성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은 60%대 중반에 이르는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한 12곳의 광역단체장 탈환은 물론, 부·울·경과 대구 등 영남 지역 광역단체장 당선까지 목표로 삼고 있다. 민주당은 영남권에서 집권여당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힘 있는 후보’라는 점을 부각한다. 다만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하고 있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3일 한겨레에 “승패의 기준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 내부 변수를 만들지 않고 한곳이라도 더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현역 광역단체장 사수를 목표로 내세우지만, 현실적으로 대구와 부·울·경 등 영남을 사수하면 선방이라는 평가가 당 안팎에서 나온다. 오세훈 후보가 정원오 민주당 후보와 맞붙는 서울은 막판 추격을 기대한다. 정희용 사무총장은 한겨레에 “현역 단체장 사수가 1차 목표다. 우리로서는 현재 접전이 아닌 지역이 없지만, 현역의 안정감과 준비된 모습이 대반전을 이뤄낼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대구, 부·울·경의 막판 결집을 기대한다. 특히 민주당이 발의한 조작기소 특검법이 보수 결집을 자극해 선거 판세를 바꾸길 바란다.
민주당도 ‘샤이 보수’에 경계를 늦추지 않는 모양이다. 민주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10%대 안팎의) 지지율 격차를 유지 중인 서울은 아직까지 ‘박빙 우세’로 보이나 부·울·경, 대구는 접전이 예상된다”고 했다. ‘보수 결집’ 흐름에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대구문화방송(MBC)이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18~19일 실시한 무선자동응답조사에서 김부겸 민주당 후보(49.2%)와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35.1%)는 14.1%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그러나 문화방송이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무선전화면접으로 실시한 지난달 28~29일 조사에서는 김 후보 44%, 추 후보 35%로 격차가 9%포인트로 좁혀졌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고) 김 후보 캠프 관계자는 “‘여러분 김부겸은 좋은데, 어느 당입니까’ 하는 순간 마음이 돌아선다. 무조건 당보다 김부겸을 앞세워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12·3 비상계엄 뒤 등 돌린 보수 유권자들의 결집에 희망을 건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공천 내홍으로 꼴도 보기 싫다고 투표장에 나가지 않는 방식으로 심판한다고 했던 전통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 그래도 대구에서만큼은 보수를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선거가 임박하면 할수록 힘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전재수 민주당 후보와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은 부산시장 선거와, 김경수 민주당 후보와 박완수 국민의힘 후보가 경쟁하는 경남지사 선거, 김상욱 민주당 후보와 김두겸 국민의힘 후보가 경쟁하는 울산시장 선거는 모두 ‘집권여당 프리미엄을 업은 후보’와 ‘현역 시장 후보’ 간의 대결 구도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보수세가 강한 곳은 과거 경험상 여론조사에서 적어도 15%포인트 이상 격차를 벌려놓아야 안심할 수 있다”며 “현재의 10%포인트 안팎의 차이는 본선에서 언제든 뒤집히는 위태로운 수치”라고 했다.
후보자의 설화, 민주당의 조작 수사·기소 특검 추진, 수도권 부동산 민심, 투표율 등도 또 다른 변수다. 정한울 한국사람연구원장은 “지금까지 보여준 이재명 정부의 ‘민생 우선’ ‘통합’ 기조보다, (12·3 비상계엄에 따른) ‘이탈 보수’들을 자극할 수 있는 이슈가 부각되면 영남 지역에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