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아프리카에 있는 유일한 수교국인 에스와티니를 방문했다. 중국은 라이 총통을 ‘쥐’에 비유하면서 “비열한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2일 라이 총통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아프리카에 있는 유일한 수교국 에스와티니에 도착한 소식을 알렸다. 그는 “4월22일 예정되어 있던 에스와티니 방문은 예상치 못한 외부의 힘으로 잠시 연기됐지만, 치밀하게 준비한 끝에 순조롭게 도착할 수 있었다”며 “에스와티니는 각종 외교·경제적 압박을 두려워하지 않고 행동으로 국제사회에서 대만의 공간을 위해 목소리를 내줬다”고 밝혔다.
라이 총통은 에스와티니 방문 사실을 사전 예고하지 않은 채, 에스와티니 정부 항공기를 이용해 도착한 뒤 이를 발표했다. 대만의 고위 안보 관계자는 ‘도착 후 발표’는 외부 세력의 잠재적 개입에 따른 불확실성과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앞서 대만은 지난달 중국의 압력으로 마다가스카르·모리셔스·세이셸 등 인도양 국가들이 영공 통과 허가를 철회하면서 에스와티니 방문 일정이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에스와티니는 현재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대만과 공식 외교 관계를 유지하는 국가다.
중국은 라이 총통의 행보에 과격한 표현을 써가며 맹비난했다.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은 2일 라이 총통이 “도둑질하듯 몰래 외부로 나갔다”며, “길을 건너는 쥐와 같은 비열한 행위는 국제사회의 조롱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만 이란현에 올해 가장 큰 지진(규모 6.1)이 발생했는데도 라이 총통이 에스와티니로 향했다며 “주민을 돌보지 않은 냉혈한 지도자”라고 지적했다.
중국 외교부도 “외국 항공기를 이용해 ‘밀입국’ 방식으로 도피 소통을 벌인 것은 국제적인 웃음거리가 됐다”며 “‘대만 독립’ 추태 목록을 늘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라이칭더와 같은 (대만 독립) 부류가 국제적으로 망신당한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이 국제 관계의 기본 준칙인 점을 다시 드러낸다”며 “에스와티니 등 몇몇 국가가 역사의 대세를 똑똑히 보기를 권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만의 중국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는 “라이 총통이 어디를 가든 중국의 허가는 필요 없다”며 중국 쪽 비난을 “저속한 언사”라고 반박했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