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제1형사부(김국삼 부장판사)는 지난달 21일 나나의 자택에 침입해 금품을 요구하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 A 씨의 3차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A 씨에게 강도상해 혐의를 적용했다. 피고인은 지난해 11월 새벽 시간대 나나의 자택에 침입했고, 범행 과정에서 나나와 가족에게 상해를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이 통상적인 강도 사건과 다른 점은 피고인이 피해자인 나나를 살인미수 등으로 역고소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강도 사건 피고인은 범행 자체를 부인하거나 선처를 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피고인은 자신 역시 피해자라는 프레임을 형성하며 사건의 성격을 '주거침입 강도'에서 '쌍방 충돌'로 전환하려는 전략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A 씨는 "오히려 나나에게 일방적으로 폭행당했다"고 주장한다. 피해자의 대응을 정당방위가 아닌 공격 행위로 규정함으로써 피고인 자신의 책임을 희석하려는 방어 전략이다. 즉, 자신이 일방적 가해자가 아니라 충돌 과정의 또 다른 피해자라는 인상을 주려는 것이다.
피고인은 나나가 입은 상처가 방어흔이 아니라 가해흔이라고도 주장한다. A 씨는 나나 측이 제출한 상해 진단서와 상처 부위를 두고, 이는 자신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생긴 정당방위 흔적이 아니라 오히려 공격 과정에서 발생한 상처라고 주장한다. 즉 피해자가 방어자 위치를 넘어 적극적 가해행위를 했다는 논리다.
A 씨는 우발적 충돌이 발생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빈집인 줄 알고 들어갔다”고 주장하며 계획된 강도 범행이 아니라는 것이다. 형법상 절도와 강도는 법적 평가와 처벌 수위에서 큰 차이가 있다. 절도는 재물을 몰래 취득하려는 범죄이지만, 강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반항을 억압해 재물을 탈취하는 범죄다. 특히 상해 결과까지 발생하면 강도상해로 평가돼 형량은 현저히 무거워진다.
“흉기를 들고 침입하지 않았다”는 주장 역시 같은 맥락이다. 흉기를 사전에 준비했다면 계획성, 위험성, 강도의 범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현장에 있던 물건을 우발적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하면, 폭력행사가 돌발 상황에서 발생한 우발적 충돌이라는 방향으로 사건을 재구성할 수 있다. 이는 유무죄뿐 아니라 양형 판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위와 같이 피고인이 주장하는 자체가 잘못된 건 아니다. 헌법과 형사소송법에 따라 피고인에게는 방어권이 보장된다. 공소사실을 다투고 검사의 입증을 탄핵할 권리는 형사절차의 기본 원칙이다. 그러나 방어권 행사와 허위 프레임 조성은 분명히 구별되어야 한다. 존재하지 않는 상황을 만들어내거나,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주장을 반복할 때 오히려 역효과를 줄 수 있다.
법원이 중요하게 고려하는 양형 요소, ‘범행 후 태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진지한 반성,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 책임 인정 여부는 통상 감경 사유로 참작될 수 있다. 반면 명백한 증거가 존재함에도 책임을 회피하고 피해자를 공격하는 태도는 선처 가능성을 낮춘다.
결국 피고인에게 필요한 것은 무리한 이야기로 사건을 흐리거나 뒤집으려는 시도가 아니라, 객관적 증거에 기초한 현실적 방어와 책임 있는 태도다. 명백한 피해자가 존재하고, 물증이 확보된 범죄는 잔꾀가 통하기 어렵다.
허윤 변호사(법무법인 동인)는 "피고인이 무리하게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거나 쟁점을 흐릴 때 오히려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강력범죄 사건에서는 범행 자체뿐 아니라 재판 과정에서의 태도 역시 중요한 양형 요소가 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했다.
[도움]
허윤 변호사는 법무법인 동인 수사대응팀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방위사업청 옴부즈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사, 서울특별시의회 입법법률고문, 언론중재위원회 자문변호사, 기획재정부 사무처 고문변호사 등으로 활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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