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행정안전부 '지방재정365'에 따르면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 평균 재정자립률은 43.18%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20% 미만 지자체도 162곳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김제시, 영광군, 정선군 등 재정자립률이 10% 안팎인 지자체들이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의 현금 지급 정책을 잇달아 추진하면서 애초 계획됐던 도로 확장이나 노후 상하수도 정비, 체육·교육시설 확충 사업이 뒤로 밀리거나 취소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나라살림연구소가 2024년(2023회계연도) 지방재정을 분석한 결과 지자체의 재정건전성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2022년 5.26% 흑자를 기록했던 통합재정수지비율은 2023년 -1.27%로 6.53%포인트(p)나 급락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금액으로는 약 5조2000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반면 지자체의 현금성 지출 성격의 지표는 오히려 상승했다. 민간이나 하위 지자체에 지원하는 지방보조금비율은 2021년 5.23%에서 2023년 5.89%로 높아졌고 인건비와 운영비 등 내부 살림살이를 뜻하는 자체경비비율 역시 같은 기간 9.31%에서 10.60%로 올랐다. 특히 지자체 재정 운용의 계획성을 나타내는 ‘이·불용액 비율’은 5.42%로 소폭 상승했다. 공사 지연 등으로 발생하는 사고이월액은 7조4000억원에서 9조3000억원으로 1조9000억원 급증했다. 이는 계획된 투자 사업이 제때 집행되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지자체의 선심성 예산 집행과 그로 인한 인프라 투자 위축은 해외에서도 심각한 사회적 비용을 치른 고질적 문제다. 이탈리아의 경우 포퓰리즘 성향의 시장이 집권한 지자체에서는 도로·교육 등 장기 인프라 투자 대신 연금이나 단기 복지 성격의 지출이 급증하는 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다. 반면 과거 지자체장들이 선거 직전 선심성 현금 살포 후 빚을 후임자에게 떠넘기던 브라질은 2000년 강력한 ‘재정책임법(LRF)’을 도입한 이후 이런 사례가 줄었다.
정부도 현금성 복지 지출이 과도한 지자체에 교부세를 감액하는 페널티 제도를 시행 중이지만, 표심을 의식한 지방 정치인들의 행태를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SOC 예산을 깎아 현금을 살포하는 행위는 미래 세대가 향유해야 할 공공 서비스의 질을 현재 세대가 미리 가로채 쓰는 것과 다름없다”며 “중앙정부에 전적으로 기대는 의존 구조를 고착화할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