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무인기(드론)는 안 팔아요.”
29일 오후 베이징의 상업 중심지 궈마오에 있는 쇼핑몰 에스케이피(SKP)의 다장이노베이션(DJI) 매장엔 주력 상품인 드론이 한 대도 없었다. 드론 전시 코너엔 빈 거치대만 있고, 한쪽엔 드론 프로펠러 보호 프레임만 팔고 있다. 매장 직원은 “이제 드론은 베이징이 아닌 다른 도시에서 구입을 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다장은 드론 시장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는 브랜드지만, 정작 베이징에선 드론을 팔지 못한다. 베이징시의 초강력 규제 때문이다. 베이징시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지난 3월 말 ‘무인항공기 관리 규정’을 도입해, 다음달 1일부터 개인용 드론의 판매·운송·반입·비행을 전면 제한했다. 핵심 부품 이동까지 규제 범위에 포함했다. 기존 보유 드론만 실명 등록 절차 등을 거쳐 보유가 허용된다.
베이징시는 “수도 저공 안전이 도전에 직면했다”는 이유를 들어 도시 전역을 통제 공역으로 지정하고 모든 야외 비행에 사전 허가를 의무화했다. 베이징 관광지에서 진행되는 야간 드론쇼도 야간 비행 제한을 받으면서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의 드론 판매 제한과 야간 비행 허가제 등 조처가 상하이·광저우 등 다른 대도시로 확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규제 강화의 배경을 두고는 해석이 엇갈린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에서 드론의 군사적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중국이 이를 국가 안보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반면 산업 측면에서 ‘저고도 경제’ 육성을 위한 사전 정비라는 시각도 있다. 드론 택시를 비롯한 저고도 산업을 키우기 위해 공역 질서를 먼저 정비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상업용 드론을 생산·소비하는 시장이다. 급성장과 함께 무허가 비행과 사고도 증가하고 있다. 상하이 등 일부 대도시의 촬영 명소에서 수십 건의 추락 사고가 발생했고, 고공 충돌 사례도 보고되면서 안전 우려가 커졌다. 이에 따라 베이징의 강력한 규제안이 나오기 전부터 중국에서 드론 비행에 대한 통제가 강화됐다. 올해 드론을 포함한 비행체의 ‘불법 비행’을 공공 안전을 해치는 위법 행위로 규정하고, 처벌 수위도 벌금에서 최대 15일 구금이 가능하도록 높였다.
드론 규제 여파는 시장에도 즉각 반영되고 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징은 중국 내 드론 신규 수요가 줄면서 일부 드론 매장의 판매량이 최근 두 달 사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전했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