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알글로벌리츠 쇼크]제이알글로벌리츠 소액주주단 대표 인터뷰
첫 리츠 법정관리, 운용사 판단 오류 '인재(人災)'
유증 참여·보수 감액 등 운용사 책임 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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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잘잘못을 따지자는 게 아닙니다. 우선 이 상품을 살려서 소액투자자의 전액 손실을 막고, 운용사도 장기적으로 사업을 이어가는 윈윈(win-win)을 하자는 겁니다."
공모리츠 최초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제이알글로벌리츠 소액주주들이 집단 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운용사의 구조적 판단 오류와 부실 대응이 사태를 키웠다고 비판하면서도, 지금은 책임 공방보다 리츠 정상화를 통한 주주 손실 최소화가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김현욱 제이알글로벌리츠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29일 머니투데이와 만나 "소액주주단은 유상증자까지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운용사가 최소한의 성의와 책임감을 보여준다면 우리도 끝까지 함께 리츠를 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운용사의 적극적인 대처만 있다면 충분히 회생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 빌딩 등이 안정적인 임대료를 창출하는 만큼 시간을 두고 자산을 순차적으로 매각하거나 캐시트랩(자금동결)만 해소하면 된다고 판단한다.
김 대표는 "벨기에 건물은 정부가 임차한 빌딩으로 연간 약 1200억원의 임대료가 안정적으로 나온다"며 "주주들 입장에서는 건물이 무너진 것도 아닌데 운용사의 환헤지 관리와 현지 대응 실패라는 '인재(人災)' 때문에 법정관리까지 온 것이 답답하다"고 했다.
제이알글로벌리츠 주주들은 소액주주연대 플랫폼 '액트'에서 모였다. 이날 기준 주주 1647명이 참여해 지분율 12.5%를 확보했다. 소액주주 대부분은 60대 이상 퇴직자다. IRP(개인형퇴직연금) 계좌에서도 투자할 수 있고, 5~7% 수준의 안정적인 배당 상품으로 알려져 은퇴 후 생활비 목적으로 투자한 경우가 많다. 퇴직금을 기반으로 1억원 넘는 자금을 넣은 투자자도 적지 않다.
익명을 요청한 소액주주 A씨는 "전 현대산업개발 부회장이자 현대자동차 사장을 지낸 이방주 회장이 설립했고, 전 한국리츠협회 회장인 김관영 대표가 이끄는 제이알투자운용이 관리하는 상품이라 많은 금융권 종사자들도 믿고 투자했다"며 "주식을 사고파는 것은 신경 쓸 것이 많으니 배당도 나오고 IRP에도 투자할 수 있는 리츠를 담은 것이다"고 말했다.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2000억원대로 알려진 피해 규모에 대한 시각 차이도 크다. 소액주주연대는 실제 피해가 최소 1조2000억원이 넘는다고 주장한다. 김 대표는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만 약 1조원에 달했고, 개인 투자자들이 보유한 (제이알글로벌리츠 관련) 채권도 약 2000억원"이라며 "특히 최근 주가가 급락한 만큼 시가총액으로만 보면 피해 규모가 축소돼 보인다"고 지적했다.
제이알글로벌리츠 소액주주들은 지난 1월 말 유상증자 공시 때부터 결집해 있었다. 유상증자 철회 과정에서 주가가 급락하며 운용사와의 소통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당시에도 운용사 설명과 달리 감정평가 하락이나 캐시트랩 우려가 확산되면서 운용사에 여러 번 설명을 요구했으나 제대로 된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이번 사태를 놓고 운용사에 △유상증자 참여 △보수 감액 △캐시트랩 해소를 위한 해외 대주주단 대응 △국내 채권단과의 만기 연장 협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김 대표는 "소액주주들이 유상증자까지 하자고 나서는 만큼 운용사가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며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처럼 보수를 대폭 줄이는 결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액주주연대는 정부 차원의 공식 개입도 촉구했다. 김 대표는 "유상증자 철회 이후 운용사의 부실 관리에 대해 국토교통부와 금융감독원에 꾸준히 민원을 제기했지만 제대로 된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국토부의 신속한 대책 마련과 정부 차원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