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올해 1분기 1억원이 넘는 고가 차량 판매가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며 프리미엄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증시 활황에 따른 소비자들의 구매력 증가와 동시에 고가 법인 차량 대상 연두색 번호판 도입 이후 위축됐던 수요가 다시 살아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1억원 이상 수입차 판매량은 1만7346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29%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만5727대와 비교해 확연한 증가세다. 가격대별로는 1억~1억5000만원 미만 차량이 9258대, 1억5000만원 이상 차량이 8088대로 조사됐다.
브랜드별로는 BMW가 6540대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고, 메르세데스-벤츠가 4687대, 포르쉐가 2105대로 뒤를 이었다. 고급 브랜드 중심으로 판매가 집중되며 프리미엄 시장 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법인 차량 수요 역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올해 1분기 법인 명의로 등록된 1억원 이상 수입차는 1만289대로 전년 대비 12.53% 증가했다. 2024년 도입된 ‘연두색 번호판’ 제도로 법인차 사적 사용이 제한되며 일시적으로 수요가 위축됐지만, 제도에 대한 시장 적응이 이뤄지면서 다시 반등한 것으로 해석된다. 1억5000만원 이상 고가 차량도 5438대가 팔리며 법인차 역시 고급 차량 수요가 뚜렷해졌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의 배경으로 자산시장 회복과 소비 양극화를 꼽는다. 고금리 환경에도 불구하고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비 여력이 유지됨에 동시에 연두색 번호판도 적응기에 접어들며 고가 차량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테슬라와 비야디(BYD) 등 중국 전기차 브랜드가 중저가 시장을 공략하면서 수입차 시장 내 ‘가격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완성차 업체들도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BMW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 공략을 위해 하반기 차세대 X7를 출시할 것으로 거론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C클래스 전동화 모델을 앞세워 프리미엄 세단 경쟁에 나섰다. 아우디도 신형 A6를 출시하며 시장 반등을 노리고 있고, 포르쉐 역시 카이엔 쿠페 전동화 모델 등 고성능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중저가 시장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프리미엄 시장은 오히려 브랜드 가치와 차별화된 상품성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향후 수입차 시장은 가격대별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