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은행들의 미 국채 보유 규모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의 국가부채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가 은행 자금을 다시 국채 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는 해석입니다.
현지시간 27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국채를 인수·중개하는 대형 금융기관인 프라이머리 딜러의 국채 순재고 보유액은 올해 평균 약 5500억 달러(약 820조 원)로 집계됐습니다.
이들의 보유 규모는 지난해 평균 4000억 달러(약 590조 원)였는데 올해 약 37% 늘어났습니다. 이는 31조 달러 규모의 미 국채 시장에서 약 2%를 차지하는 것으로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비중을 나타냅니다.
월가 대형 은행들이 다시 국채 시장의 '구원투수'로 나선 결정적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혁파가 있습니다. 미 당국은 지난해 말 대형 은행의 자기자본 규제인 '보완적 레버리지 비율(SLR)' 완화안을 확정했습니다. 해당 조치는 "과도한 자본 규제가 은행의 시장 조성 기능을 억제한다"는 월가의 오랜 불만을 해소했습니다.
2008년 이후 자본 규제 강화로 인해 은행들이 국채 시장을 등지고 헤지펀드와 사모펀드에 자리를 내주었던 흐름을 되돌리는 신호탄으로 풀이됩니다.
은행의 귀환은 국채 시장의 '유동성 안전판'이 복구됨을 의미합니다.
그간 헤지펀드 등 비은행 금융기관에 과도하게 의존했던 국채 중개 기능이 대형 은행 중심으로 재편되며, 시장 변동성 완화와 유동성 개선이 기대됩니다.
이는 급격한 금리 변동기에도 시장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완충력을 강화해, 자본시장의 구조적 회복 탄력성을 높이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