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이천 물류센터 화재 사고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2020년 4월 29일 오후 1시30분. 가정의 달 5월을 앞두고 경기 이천의 신축 물류센터 공사현장에서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다친 사람은 10명, 목숨을 잃은 사람은 무려 38명이었다. 하지만 관계자는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
신축 공사 현장서 발생한 불…5시간 만에 완진했지만 사상자 48명
━
화재는 당해 6월30일 완공을 목표로 짓고 있던 이천시 모가면 소고리의 냉동·냉장 물류창고 신축 현장에서 발생했다. 사건 당일 내부 마감 공사를 진행하던 중 용접 작업에서 발생한 불꽃이 우레탄 폼에 착화하면서 불이 나기 시작했다.
지하 2층에서 발생한 화재는 가연성 높은 우레탄 폼 벽면을 타고 강한 폭발음을 내며 지상 4층까지 빠르게 번졌다. 불이 붙은 우레탄 폼에서는 한 모금만 마셔도 의식을 잃고 두 모금만 마셔도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시안화수소(사이안화수소)가 배출돼 피해를 키웠다.
불은 같은 날 오후 6시42분쯤 소방차 113대, 소방 인력 259명이 동원되면서 약 5시간 만에 완전히 진화됐다.
━
부상자들, 대부분이 일용직 근로자…화재 발생 전 '6차례'나 경고 있었다
━
현장에 있던 인부 78명 가운데 끝내 건물을 빠져나오지 못한 하청노동자 38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대부분은 하루 일당을 벌기 위해 일터로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 대부분 전기, 수장, 도장, 설비 등 업체에서 고용한 일용직 근로자였으며, 중국인 1명과 카자흐스탄인 2명도 포함됐다.
이들 중에는 함께 일하다가 아들 또는 아버지를 잃은 부자도 있었다. 혼인신고 한 달 만에 부인과 5살 아들을 두고 세상을 뜬 20대 가장, 코로나19로 결혼을 미루다 결국 결혼식장에 들어가지 못한 40대 예비 신랑 등 희생자들의 사연이 밝혀지며 안타까움을 더했다.
수십명의 사망자를 낸 화재 사건은 예견된 참사이기도 했다. 시공사 건우와 발주자 한익스프레스 등 공사 현장 관계업체는 이미 6차례나 안전 관련 경고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현장의 '유해위험방지계획서'서류 심사에서 가장 위험 수준이 높은 '1등급'을 부여했다. 또 2019년 5월, 2020년 1월과 3월에는 현장 점검을 통해서도 '화재 위험 주의'를 경고했다.
하지만 발주처는 처벌받지 않았다. 1심에서 유죄가 나왔지만, 대법원에선 최종 무죄 판결받았다.
━
발주처 담당자 '무죄'…시공사 현장소장 '징역 3년' 감형
━
2020년 12월 수원지방법원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물류창고 공사 발주처 한익스프레스 팀장 A씨에게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시공사 건우의 현장소장 B씨에 대해서는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산업현장에서 안전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다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판시했다. 이와 함께 발주처인 한익스프레스가 공사 기간 단축을 요구해 시공사가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하며 화재 가능성을 키운 것으로 보고 발주처의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2021년 7월 열린 항소심 재판부는 한익스프레스 팀장 A씨에게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건우 현장소장 B씨도 징역 3년으로 감형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 등이 공사현장 대피로를 폐쇄한 건 사업주의 산업재해 책임을 강화한 법이 시행되기 전이라 발주처 관계자에게 안전조치 의무를 어긴 책임을 직접 묻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산업안전보건법상 위험 작업이 종료된 이후라면 대피로 폐쇄는 불법이 아니다"라며 "대피가 불가능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같은 해 11월 대법원은 "2심의 법리 오해가 없다"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B씨도 징역 3년이 유지됐다. 감리단 관계자는 금고 1년 6개월, 건우 관계자는 금고 2년형, 이 밖에 피고인 5인은 벌금형 또는 무죄가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