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오픈AI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판사가 양측에 이례적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용 자제를 요구했습니다.
이본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는 현지시간 28일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법 오클랜드지원에서 열린 소송의 첫 변론 기일에 오픈AI 측 법률대리인이 머스크 CEO의 전날 조롱성 엑스(X·옛 트위터) 게시물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이같이 조치했다고 로이터 통신과 미 경제방송 CBNC 등이 보도했습니다.
로저스 판사는 "이전에는 아마 한 번도 그랬던 적이 없을 것 같다"면서도 머스크 CEO에게 "법정 밖에서 일을 해결하려고 SNS를 이용하는 습관을 자제해보라"고 요청했습니다. 다만 그는 '입막음' 명령을 내리는 것은 꺼린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머스크 CEO는 SNS 활동을 최소화하는 데 동의했고,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이에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머스크 CEO는 이번 소송의 배심원 선정 절차가 진행된 전날 자신의 X 계정에 '스캠(Scam·사기) 올트먼'과 '그레그 스톡먼(Stockman·주식맨)' 등 올트먼 CEO와 그레그 브록먼 사장의 이름을 비꼰 조롱성 게시물을 올려 논란이 됐습니다.
머스크측 법률 대리를 맡은 스티븐 몰로 변호사는 본격적인 변론이 시작에 개시 진술을 통해 피고들이 자선단체를 훔쳤기 때문에 책임을 물으려 한다는 논리를 강조했습니다.
몰로 변호사는 비영리 단체인 오픈AI 재단이 영리를 추구할 수 있는 오픈AI 공익영리법인(PBC)을 세운 것을 박물관이 기념품점을 여는 데 비유해 "기념품점이 박물관을 약탈하고 피카소의 작품을 팔아치울 수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머스크 CEO가 초기 자금 3천800만 달러와 전략, 인재 영입 등을 주도했다면서 "머스크가 없었다면 오픈AI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오픈AI 측을 대리하는 윌리엄 새빗 변호사는 머스크 CEO가 오픈AI의 영리 법인 전환 계획을 원래 알고 있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새빗 변호사는 머스크 자녀 넷의 어머니이기도 한 시본 질리스 전 오픈AI 이사가 머스크를 위해 일했던 샘 텔러에게 보낸 이메일을 근거로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해당 이메일에는 영리를 추구할 수 있는 PBC로 조직 구조를 바꾸거나, 일반 주식회사와 비영리 단체로 나누는 방안 등이 제시돼 있었습니다.
새빗 변호사는 "머스크는 자신이 통제권을 유지하는 한에서 영리 법인을 지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머스크 CEO가 처음에 약속했던 자금 중 일부만 기부해 오픈AI가 서둘러 추가 자금 마련에 나서야 했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앞서 로저스 판사는 이번 재판이 피고들에게 책임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단계와, 이에 따른 구제책을 결정하는 단계로 나뉘어 진행될 것이며 다음 달 21일까지는 첫 번째 단계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로저스 판사는 배심원단에 다음 달 12일까지 피고들이 책임 여부에 대한 숙의 절차를 시작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머스크 CEO는 오픈AI가 비영리로 운영하겠다는 약속을 저버리고 영리 기업이 되면서 자신이 피해를 봤고, 이 과정에서 올트먼 CEO와 브록먼 사장이 부당 이득을 챙겼다며 두 사람과 오픈AI 법인, 그리고 오픈AI에 자금을 지원한 마이크로소프트(MS)를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머스크 CEO는 이번 소송에서 올트먼 CEO와 브록먼 사장을 해임하고 1천340억 달러(약 198조원)에 달하는 부당이득을 비영리 단체인 오픈AI 재단에 환원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번 재판에서는 머스크·올트먼 두 CEO는 물론이고 사티아 나델라 MS CEO와 질리스 전 오픈AI 이사도 증언대에 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재판에는 원고인 머스크 CEO와 피고들인 올트먼 CEO, 브록먼 사장이 모두 정장 차림을 하고 출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