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소노가 5점 차로 앞선 종료 7.7초 전. 손창환 소노 감독은 작전 타임에서 선수들이 약속대로 이행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사실상 승리가 확정됐는데도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흔들리지 않는 멘털은 소노가 4강 플레이오프(PO) 첫 무대에서 정규리그 1위 팀이자 디펜딩 챔피언 창원 엘지(LG)를 꺾은 비결이다.
소노는 23일 경상남도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남자프로농구(KBL) 엘지와 4강 PO 1차전(5전3선승제)에서 69-63으로 승리했다. 소노는 2023년 창단 이후 처음 진출한 6강 PO에서 서울 에스케이(SK)를 3연승으로 제압했는데, 4강 PO 1차전에서 엘지를 꺾으며 기세를 이어갔다. 역대 4강 PO에서 1차전 승리 팀의 챔피언결정전 진출 확률은 78.6%(56회 중 44회)다. 5전3선승제 기준으로는 79.6%(54회 중 43회).
15점 차를 극복한 승리였다. 소노는 전반 경기력이 좋지 않아 패색이 짙었다. 6강 PO에서 성공률 40%대였던 3점포가 1쿼터에서 단 한 개도 터지지 않았다. 전반까지 야투 성공률이 26%(LG 47%)에 그치며 고전했다.
결국 전반을 23-36으로 뒤진 채 마쳤는데, 후반 들어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3쿼터 초반 15점 차까지 밀렸던 소노는 6점 차까지 따라가며 추격을 불씨를 댕겼다. 4쿼터에서 4분여를 남기고 켐바오의 자유투로 동점을 만들더니, 이재도, 네이던 나이트 등을 앞세워 1분여를 남기고 4점 차까지 달아났다. 종료 50초 전 이정현이 2점을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재도(17득점)가 승부처였던 4쿼터에서 7점을 올리며 나이트(17득점 11튄공잡기)와 함께 승리를 견인했다. 엘지 수비에 꽁꽁 묶여 전반 2득점에 그쳤던 이정현(13득점)은 후반 중요한 때 11점을 몰아치며 에이스다운 면모를 뽐냈다.
엘지는 튄공을 21개나 잡은 아셈 마레이를 앞세워 공격을 이끌고, 압박 수비로 소노의 외곽 슛을 봉쇄했으나, 후반에 집중력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자유투도 안 들어갔고, 3점 슛 성공률도 8%(2/24)로 말을 듣지 않았다. 마레이 21득점 21튄공잡기, 칼 타마요 19득점 5튄공잡기, 양준석 12득점이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2차전은 2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소노는 켐바오와 최승욱, 임동섭의 상태를 체크해야 한다. 손창환 감독은 경기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1차전 승리치고 출혈이 너무 크다”며 “켐바오는 메디컬 체크를 해봐야 하고, 최승욱은 복부 혹은 갈비뼈 통증이 있고, 임동섭도 허리가 안 좋다”며 걱정했다.
‘농구에 진심’인 두 팀의 대결답게 이날 응원 열기도 뜨거웠다. 이날 창원체육관은 매진(4950명)을 기록했다. 소노 구단은 버스와 비행기를 활용해 원정 응원단을 꾸려 노란색(LG 상징색) 사이 하늘색(소노 상징색)을 가득 꽃피웠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