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사회성을 되찾기 위한 5가지 방법
한겨레
인간의 뇌는 사회적 기관이다. ‘인간의 뇌는 홀로 자라거나 발달하지 않는다’고 발달학자들은 말한다. 서로 쳐다봄, 마주봄, 비추기, 따라하기, 함께 놀기 등의 사회적 상호작용이 뇌의 발달 촉진제다. 서로 쳐다봄을 유튜브가 대신하고, 마주봄을 드라마가 가로채고, 따라하기를 게임으로 대체하면 아이의 뇌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생애 초기 부모의 애정 어린 눈빛이 아니라 모니터의 섬광에 반응하고, 짜증 날 때마다 보상 가득한 게임으로 반응하고, 1분30초도 안 되는 숏폼 영상으로 무료함을 달래며 혼자 웃기를 실컷 한 아이들이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에 오면 어떻게 지낼까?
뇌의 발달이 왕성한 시기에 숲과 자연, 반려동물, 친구, 공동체의 사람들과 지내지 못하고, 이 모니터에서 저 모니터로 갈아타는 모니터 서핑을 하면서 무한 스크롤과 알고리즘에 푹 빠져지내면 어떤 아이가 되어 있을까? 맞벌이 가정의 엄마, 아빠가 일하는 사이 온갖 학원을 다니며 경쟁하고 학업 압박에 시달리고 문제풀이 평가대에서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며 지내는 아이들은 사춘기가 되면 어떤 아이가 되어 있을까?
그 결과 아이들은 사회성을 잃고 정서조절이 어려우며, 우울하고 불안해 한다. 학교를 비롯한 여러 사회 공간에서 이해할 수 없는 자기중심적 행동을 하고, 폭발적 행동을 한다.
정신과와 상담센터는 역사 이래 최고 증가율을 보이고, 급기야 초등학생 자살까지 늘어나는 것이 현실이다. 인간의 보편적 정서가 파괴될 것 같은 위기를 느끼고 있다. 코로나,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 해체된 가정과 지역사회, 정부와 사회의 무지와 비대응이 원인이라 지적한다.
아이들을 되살리기 위해, 잃어버린 인간의 보편적 사회성을 되찾기 위해 지금 국제적으로 다섯 가지 방법이 추진되고 있다. 첫째, 소셜 미디어 사용에 대한 나이 제한을 법적으로 제정했거나 추진 중이다. 우리도 적극적으로 화두로 제안해보고 싶다. 둘째, 스마트폰 프리운동은 스마트폰 자체를 최대한 늦게 사주는 운동으로 전개되고 있다. 초등학교 때만이라도 아이들이 화면에서 벗어난 삶을 살기를 바란다. 셋째, 가정과 학교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조치를 하는 나라가 늘고 있다. 가정에서는 와이파이 시간을 제한하고, 학교에서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나라도 늘고 있다.
넷째, 스크린이 뺏어간 아이들의 정신에 대한 연구를 엄정하게 발표해야 한다. 조너던 하이트의 ‘불안세대’를 비롯해 많은 연구자들은 소셜 미디어가 아동청소년의 우울, 자해, 자살의 원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프랑스 전문가 위원회에서 스마트폰, 소셜 미디어 영향에 대한 보고서를 발행했는제 제목이 ‘읽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였다고 한다.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가 아이들의 시간을 모두 상실하게 했다고 보고됐다. 다섯째, 많은 시민단체들이 공급자인 국가와 빅테크 기업들의 반성과 정화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사회적 비교와 상대적 박탈감, 청소년 우울증의 진원지라고 지목된 인스타그램을 많은 기관과 단체들이 고소, 고발하면서, 인스타그램의 모회사인 메타는 2025년 인스타그램 청소년 계정에 대한 엄청난 환경정화를 시행했다.
아이들의 행동폭발이 도처에서 일어나고, 자살행렬이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 다섯 가지 방법 중 한두 가지를 우리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늦기 전에 국민이, 정부가 아이들의 손에 스마트폰이 아니라 친구, 자연, 그리고 경쟁이 아닌 협력과 상호성을 잡을 수 있게 해주기를 바란다.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교수, 성장학교 ‘별’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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