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논단] “이러려고 노란봉투법 도입했나”](https://images.supple.kr/?url=https%3A%2F%2Fimg.etoday.co.kr%2Fpto_db%2F2026%2F06%2F20260624172949_2350591_210_263.jpg&suppleWidth=210&suppleHeight=263)
지금 대한민국은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친노동정책인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으로 인해 온갖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 부자노동자들의 N% 성과급 투쟁으로 인해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더욱 악화되고 있고 사용자성 인정을 위한 하청노조들의 끝없는 신청으로 산업현장은 큰 혼란을 빚고 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와 노사 간 대화촉진이란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 도입한 노란봉투법이 오히려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노사갈등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평균 연봉 1억6000만원인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노동자들이 집단행동을 불사하겠다며 회사 측을 몰아붙여 1인당 최대 7억원의 성과급을 챙기자 대기업 노조의 성과급 요구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노란봉투법이 없었다면 초과 영업이익에 대한 성과배분은 교섭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천문학적 성과급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지금껏 노사협상은 임금, 복지 등에 한정돼 왔었는데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근로 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 결정도 협상 대상에 포함되면서 경영진이 결정해 왔던 성과급 문제를 노조와의 협상테이블에 올린 것이다.
노란봉투법 덕분(?)에 삼성전자 노동자들은 거액의 성과급을 챙길 수 있었고 현대자동차·기아, HD현대중공업, 카카오, LG유플러스 등 다른 대기업 노조도 영업이익과 연동한 N% 성과급 요구에 적극 나서면서 노동계급 간 임금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됐다.
여기에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문제는 산업현장의 혼란을 부추길 핵심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무엇보다 원칙과 기준이 모호해 갈피를 잡을 수 없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정부 입장에서 원청의 사용자성을 전면적으로 인정하는 것은 법리적으로 맞지않는 부분이 많아 ‘의제별 사용자성 판단’이란 우회적 기준을 들고 나왔다. 더구나 사용자성 여부를 판단하는 노동위원회는 “산업안전은 사용자성이 인정되고, 임금은 아니고…” 하는 식으로 의제별로 판단해 원청 하청 모두 헷갈려하고 있다.
정부와 노동위원회는 판단 기준부터 다르다. 고용노동부는 해석 지침에서 구내식당 등은 사용자성과 무관한 사례로 예시했다. 원청의 하청기업에 대한 ‘구조적 통제’에 해당하지 않아 사용자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앙노동위원회는 “조리실, 세탁실 등 작업장 시설 및 설비 개선은 원청 협조·승인 없이는 할 수 없다”며 정반대 결정을 내렸다. 실제로 중노위는 한화오션 하청업체노조들의 원청과 교섭 신청에 대해 급식·청소 등 생산과 관계없는 협력 업체도 원청과 직접 교섭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 울산지방노동위는 현대차가 구내식당, 경비 등 하청업체와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결정했다. 생산과 관계없는 업무라도 대기업 사업장 내에 있는 외주·도급 업무는 거의 모두 원청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외주업체 노조가 시설과 설비개선 협상에 대해 원청을 사용자로 인정받으면 임금과 성과급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현장에선 하청 노조들이 산업 안전 등 비교적 사용자성을 인정받기 쉬운 의제를 앞세워 원청 기업을 교섭 테이블로 불러낸 뒤, 임금·복지 문제로까지 협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박수근 중노위원장은 “교섭 의무 없는 의제에 대해 기업이 교섭을 거부해도 ‘부당 노동’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현실에선 만만치 않다. 하청노조는 교섭 의제 중 하나라도 원청에 대한 사용자성을 인정받으면 쟁의 행위를 통해 임금,복지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용자성이 인정될 경우 단체교섭이 결렬돼 쟁의행위 국면에 접어들면 노사갈등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하청 노조와 원청 간 단체교섭이 결렬돼 파업에 돌입했을 때 노조법에 명시된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원청이 적용할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단체교섭을 하지 않은 하청 사업주가 할 것인지 관심거리다. 하청 노조원들이 원청을 상대로 파업을 벌여 생산차질이 빚어졌다면 하청 사업주는 앉아서 손해를 봐야하는지, 원청에 책임이 있는 것인지도 헷갈린다. 또 쟁의행위가 발생하면 원청 사업주와 하청 사업주 사이의 도급계약이 불이행 상태가 되는데, 누가 누구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인지도 논란이 될 수 있다.
도입과정에서 세밀한 검토와 제대로된 공론화과정 없이 기득권 노조세력을 의식해 서둘러 도입하다보니 갖가지 부작용을 빚고 있다. 사용자성 확대에 따른 원·하청 간 교섭과 N%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협상이 본격화되면 현장의 혼란은 더욱 확산될 것이다. 이재명 정부에 묻고 싶다. “이러려고 노란봉투법을 도입했나.” 노란봉투법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과감한 보완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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