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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의 5개 화력발전 자회사를 하나의 통합법인으로 합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된다. 2001년 전력산업 구조개편을 위해 5개 발전사로 나뉜 이후 25년만에 재통합 추진이다.
대규모 통합법인이 출범할 경우 자금조달 능력과 경영효율화를 바탕으로 탈석탄과 재생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통합 과정에서 2만여명에 달하는 인력 재배치와 고용승계, 200여개 자회사의 구조조정 방안 등은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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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화력발전사 1개로 통합 권고…"중복, 비효율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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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이날 삼일회계법인은 '에너지전환기 전력공기업들의 새로운 역할 연구' 중간보고회에서 5개 발전사(한국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를 1개의 통합법인으로 합치는 방안을 권고했다. 5개 발전사 체제로 인한 중복투자와 비효율을 제거하고 재생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1개의 통합법인으로 합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한전의 발전자회사가 현재와 같은 체제로 분리된 것은 2001년이다. 당시 정부의 전력산업 구조개편에 따라 한전의 발전부문은 5개 화력발전 자회사와 원자력발전 자회사(한국수력원자력)로 분리됐다. 발전부문에 경쟁을 도입해 효율성을 높이고 민간투자 유치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민영화를 추진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구조개편 이후 20여년 동안 당초 의도했던 경쟁 효과는 미미하고 오히려 중복투자로 인한 비효율과 행정비용 증가 등의 부작용만 나타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날 중간보고회에서 삼일도 현 발전공기업 체제의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재생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투자의 효율적 집행과 인력 재배치 등이 필요한데 현재와 같은 경쟁체제로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실행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3조7500억원 규모의 500MW(메가와트)급 해상풍력 사업을 개별 발전사가 전액 출자해 단독 추진할 경우 평균 부채비율은 48%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재무부담 우려가 가중되면서 대규모 재생에너지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삼일은 "현 발전공기업 체제는 안정적 화력 운영에 최적화돼 있으나 대규모·속도감 있는 에너지 전환을 실행하기에는 구조적 한계가 누적돼 있다"며 "전력산업 전환기에 발전공기업은 실질적 개발 주체, 유연성·보조서비스 제공자, 에너지 전환 이행자로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도 덴마크, 일본, 중국, 프랑스 등이 전력사 통합을 통해 에너지 전환에 대응하고 있다. 덴마크는 2006년 6개 에너지 회사를 단일 법인으로 합병한 외르스테드(Ørsted)를 출범했으며 이후 화석연료 사업 매각 등을 통해 2017년에는 순수 재생에너지 회사로 전환했다. 일본은 2019년 도쿄전력과 중부전력을 통합했고 중국도 2018년 석탄발전사와 화력·풍력발전사를 하나로 합병했다.
논의 과정에서 재생에너지공사를 별도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됐으나 최종적으로 대안으로 제시되진 않았다. 회사의 사업 구조가 특정 부문에 집중될 경우 위기 상황에서 대응의 한계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재생에너지 사업만 수행하게 되면 독자적 투자 여력의 한계로 오히려 에너지 전환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독일은 2016년 화력 중심의 RWE와 재생에너지 중심의 이노지(Innogy)로 분사했으나 투자 여력 부족 문제가 지속되면서 두 회사는 다시 하나로 통합됐다.
삼일이 검토한 구조개편안은 △1사 통합 △권역별 2~3사로 통합 △지주사+권역별 2~3개 자회사 등 총 3가지다. 이 중 삼일은 1사 통합을 최적의 안으로 권고했다. 장기적이고 리스크가 높은 에너지 전환 과제를 단일 책임 주체 하에 일관되게 추진할 수 있는 구조라고 봤기 때문이다.
통합법인은 재생에너지·해상풍력 등 대형 프로젝트를 통합 자본과 조직 기반으로 안정적으로 추진 가능하고 화석연료 감축과 인력 전환을 체계적·단계적으로 관리하는 데도 장점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권역별 2~3사 통합은 에너지 전환 실행 주체가 분산된다는 점에서 1사 통합안 대비 적절하지 않다고 봤다. 지주사 모델은 손자회사(자회사의 자회사)에 대한 통제력 약화가 문제로 지적됐다.
정부는 이번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발전공기업 개편 방향을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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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확대 속도 낼듯…2만여 임직원 구조조정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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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용역에서 제시한 대로 1사 통합이 추진될 경우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재명 정부는 현재 30GW(기가와트) 수준인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을 2030년까지 100GW로 3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발전비중도 현재 10%에서 20%로 높인다.
다만 법인 통합으로 인한 기존 인력의 재배치나 자회사 구조조정은 풀어야 할 숙제다. 현재 5개 공기업의 근로인력은 정규직 1만4380명, 비정규직 2855명, 자회사 2967명 등 총 2만202명으로 집계된다. 1사로 통합하면 각 사에서 운영되고 있는 중복 부서의 통폐합이 불가피한 만큼 중복 인력 활용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 고용승계를 전제로 할 경우 지역별, 직무별 인력 재배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각 발전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출자회사도 정리할 필요가 있다. 현재 5사의 자회사·출자회사는 총 235개에 달한다. 자회사 역할이 중복될 경우 통폐합이 불가피한데 해당 자회사에 근무하는 인력의 고용 문제도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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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사 노조 "통합안 찬성"…전문가 "갈등 해소 원칙 있어야"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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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중간보고회 이후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다양한 제언이 나왔다. 조영상 연세대 교수는 "에너지 전환과 정의로운 전환, 효율성으 관점에서 1사 통합안이 적절하다고 판단한다"며 "다만 통합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불안과 동요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하고 여러 우려를 잘 극복할 수 있는 통합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전사 통합에 있어서 분명한 원칙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성시경 단국대 교수는 "5개 공기업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회사 간, 노조 간 갈등이 불가피한데 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원칙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이번에 제시된 투자 효율성이라는 원칙은 통합으로 인한 갈등을 해소하는 데 상당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통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하윤희 고려대 교수는 "재생에너지 보급이 잘 안 된것은 발전사의 문제가 아니라 규제나 제도의 미비 문제가 더 크다"며 "발전사 경쟁으로 인해 연료비 절감이나 글로벌 신사업 경쟁력 강화 등 좋은 효과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이런 측면에서 통합으로 인한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김창완 중앙대 교수는 "발전사마다 조직문화, 업무방식, 보수체계 등이 다 다르다"며 "이 상태에서 통합이 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도 충분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전사 노동조합은 1사 통합안에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남태섭 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 수석부위원장은 "에너지안보 차원에서 볼 때 에너지 전환 과정이 공공성을 훼손해선 안된다"며 "발전공기업에 공공성 지킴이 역할을 부여해야 하고 흩어진 기능과 재원, 인력을 하나로 결집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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