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같은 투수 박준영(24·한화 이글스)이 김경문(68) 감독에게 선발 체질임을 다시 한 번 어필했다.
박준영은 27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동안 86구를 던져 5피안타(2피홈런) 1사사구 6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5회 백투백 홈런을 맞고 역전을 허용해 승리 요건을 챙기지 못한 채 내려왔지만 5선발 후보를 찾던 한화에는 충분한 의미를 남긴 결과였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투수다. 세 차례나 KBO 신인 드래프트에 노크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던 박준영은 청운대를 거쳐 2023년 독립야구단 파주 챌린저스에 입단했고 야구 예능프로그램 '불꽃야구'에 합류하며 야구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테스트를 거쳐 한화와 육성선수 계약을 맺은 박준영은 퓨처스리그에서 7경기에 나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ERA) 1.29로 압도적인 투구를 펼쳤다.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생긴 한화는 박준영을 콜업했고 1군 데뷔전부터 역사를 새로 썼다. 지난 10일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79구를 던지며 3피안타 3볼넷 2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펼쳐 한화 선발진에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후 불펜으로 향했고 두 경기에 나섰으나 모두 실점을 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선발로 기회를 받았던 정우주가 다시 불펜으로 돌아가며 박준영이 기회를 잡았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황준서를 퓨처스리그에서 불러올렸다. 아쉬운 성적을 남기고 2군으로 향했지만 퓨처스에서 ERA 1.99로 압도적 성적을 냈다.
경기 전 김경문 감독은 "사실 오늘 (황)준서를 쓸까 (박)준영이를 쓸까 고민을 좀 했다. 근데 저쪽에서 준영이가 처음이니까 먼저 써보고 내용에 따라서 다음 준비를 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만약 박준영이 일찍 무너진다면 황준서를 1+1로 준비시킨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럴 일은 없었다. 박준영은 데뷔전만큼이나 인상적인 투구로 커리어 최다 이닝 투구를 달성했다. 신인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놀라운 위기관리 능력도 뽐냈다. 1회말 선두 타자 김주원에게 초구를 공략당했고 타구는 우중간 담장을 직격하는 대형 2루타가 됐다. 3루 도루까지 허용했다. 한석현을 꿈틀대는 직구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에도 박민우에게 다시 2루타를 맞아 1-1 동점을 허용했다.
연이어 장타를 허용하며 KBO 최초 육성선수 데뷔전 선발승 역사를 만들어냈던 지난 10일 LG 트윈스전 같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워보였다.
그러나 박건우를 유격수 뜬공으로 돌려세운 박준영은 이우성과 7구 승부 끝 절묘한 커브로 루킹 삼진을 잡아 이닝을 마쳤다.
2회엔 맷 데이비슨을 몸쪽 포크볼로, 박시원에겐 몸쪽 보더라인에 걸치는 투심으로 헛스윙 삼진과 루킹 삼진을 잡아내는 등 삼자범퇴로 가볍게 이닝을 끝냈다.
3회엔 1사에서 김주원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한 뒤 도루까지 내줬으나 득점권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주자들을 침착히 지워냈다.
4회에도 선두 타자 박건우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병살타를 유도해 주자를 지웠고 데이비슨을 절묘한 커브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5회엔 김형준에게 하이 패스트볼을 던져 삼진을 잡아내더니 깔끔한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쳤다.
5회까지 투구수는 71구. 첫 선발 등판 때 79구를 던지고 6회부터 공을 넘기고 물러나야 했던 박준영은 이날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6회 2사 후 박민우와 볼카운트 3-1에서 카운트를 잡기 위해 던진 시속 136㎞ 직구가 몰렸고 우측 담장을 넘기는 동점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뼈아픈 결과가 이어졌다. 박건우를 상대로 좌월 역전 솔로포를 맞았다. 이번엔 1-2 유리한 카운트에서 완벽히 제구된 몸쪽 낮게 떨어지는 커브였으나 박건우가 잘 걷어올렸고 장외로 넘어가는 대형 홈런이 나왔다.
투구수는 86구. 힘이 떨어졌다고 판단한 한화는 결국 교체를 택했다. 이상규를 등판시켰고 권희동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7회초 심우준이 동점 솔로포를 쏘아올리며 패전 요건도 지워졌다.
속구 최고 시속은 144㎞였고 86구 중 절반 이상인 45구를 뿌렸다. 여기에 슬라이더(18구)와 포크볼(13구), 커브(10구)를 고루 섞으며 NC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65%(56/86)가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했고 피해가지 않는 피칭으로 김경문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까지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강판됐지만 5선발을 찾고 있는 한화에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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