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실패는 없었다. 선발로 변신한 정우주(20·한화 이글스)가 리그 최고의 투수 안우진(27·키움 히어로즈)을 능가하는 투구로 사령탑을 미소짓게 했다.
정우주는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73구를 던져 1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지난해 전체 2순위로 입단해 필승조로 활약했던 정우주는 올 시즌 불펜에서 부진올 이어갔고 선발로 전환했다. 첫 경기에선 고전했지만 이날은 달랐다.
지난 7일 KIA 타이거즈전에선 1⅔이닝 만에 1피안타 4볼넷 2탈삼진 2실점한 뒤 조기 강판됐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지금은 (정)우주에게 먼저 기회를 줄 것 같다"며 "우주가 던지는 걸 계속 세 번 정도 보고 난 다음에 거기에 따라서 투수 코치와 이야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감독은 항상 누구를 (선발로) 내보낼 때 5회는 던졌으면 한다"며 "오늘은 우주가 잘 던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투구수는 이닝을 진행하며 투수 코치와 상의해서 결정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상대가 안우진이어서 더 기대를 키웠다. 정우주 또한 한국 야구의 미래를 이끌어갈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는 투수이고 김 감독도 기대를 나타냈다. 안우진과 맞대결에 대해 "오히려 우주가 더 잘 던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1회말을 삼자범퇴로 가볍게 시작한 정우주는 2회에도 탈삼진 2개를 곁들이며 압도적인 투구를 뽐냈다. 3회는 다시 삼자범퇴로 마쳤다.
4회가 아쉬웠다. 선두 타자 안치홍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했으나 최주환을 우익수 뜬공, 임병욱을 유격수 뜬공으로 돌려세운 뒤 우익수 트렌턴 브룩스에게 높게 떠오르는 뜬공 타구를 유도했는데 야수진의 소통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고 타구를 놓쳤다. 그 사이 1루 주자가 2,3루를 거쳐 홈까지 파고 들었다. 정우주로선 안 줘도 될 점수를 준 게 아쉬울 법 햇다.
그러나 이후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박주홍을 상대로 중견수 뜬공을 유도하며 차분히 이닝을 마무리했다.
더할 나위 없는 투구 내용이었으나 더 이상은 무리였다. 지난해 9월 15일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54구를 던져 개인 최다 투구수 기록을 세웠던 정우주는 이날 71구를 뿌려 자신의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기 때문이었다. 포스트시즌에선 지난해 10월 22일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67구를 뿌렸는데, 이 기록마저도 넘어섰다.
안우진은 5회까지 5피안타 3실점을 기록했다. 김태연에겐 올 시즌 첫 홈런까지 맞았다. 무시무시한 공을 뿌리며 삼진 7개를 잡아냈으나 한화 타선의 적극적인 승부에 당하며 정우주보다 더 많은 점수를 내주고 패전 요건을 안고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김 감독의 말처럼 이날만큼은 정우주가 더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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