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예고와 관련해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긴급조정권 발동도 불가피할 수 있다”며 노사 간 조속한 타협을 촉구했다. 삼성전자 노조가 총파업 방침을 고수하는 가운데 정부가 긴급조정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김 장관은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노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소식에 안타까움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노사 양측이 조속히 대화를 재개해 합의점을 찾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안의 중대성과 파급효과를 고려할 때 어떠한 경우에도 파업만은 막아야 한다”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서 실제 파업이 발생할 경우 긴급조정도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긴급조정권은 쟁의행위가 국민경제를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는 권한이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노조는 30일간 모든 쟁의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김 장관은 삼성전자의 경제적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실적과 주가는 460여만 주주와 국민연금 등 각종 연기금을 통해 국민 생활과 직결돼 있다”며 “특히 반도체 사업은 한국 경제의 핵심 전략자산”이라고 평가했다.
또 “반도체 경쟁력을 잃는 순간 단순한 순위 하락이 아니라 생존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웨이퍼 가공 차질만으로도 최대 100조원 규모 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1700여개 협력업체에도 막대한 영향이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글로벌 공급망 내 신뢰 저하까지 발생할 경우 한국 경제 전반에 돌이킬 수 없는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사측은 합당한 보상을 제시하고 노측도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합리적 요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현재 성과급 지급 구조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노조는 반도체(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 지급하고 현행 ‘연봉 50% 상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 측은 기존 경제적부가가치(EVA) 기반의 OPI(초과이익성과급) 제도를 유지하되 DS 부문에 특별 포상을 추가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11~12일 중앙노동위원회 중재 아래 사후조정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후 중노위와 삼성전자 사측은 추가 대화를 제안했지만 노조는 “성과급 제도화와 투명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화할 이유가 없다”며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노조는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총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