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경제안보 강화를 위해 국내 기업의 핵심기술 관련 해외투자에 대해 별도의 심사·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오늘(14일) SBS Biz 취재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최근 해외직접투자 관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공급망안정화법에 관련 근거를 담는 방안을 검토하며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검토안에는 국내 기업이 해외 지분 투자나 현지 법인 설립, 생산·연구거점 구축 등을 추진할 경우 핵심 공정과 제조 노하우가 해외로 유출될 가능성을 사전에 점검하는 내용이 담길 전망입니다.
이는 해외투자를 허용하더라도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핵심 기술과 공정은 국내에 유지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실제로 대만은 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의 최첨단 공정 일부를 자국 내에 남겨두도록 관리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인공지능(AI), 양자기술 등 경제안보와 연관된 첨단 산업 분야를 주요 관리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도 산업통상부 소관 산업기술보호법과 국가첨단전략산업법에 따라 국가핵심기술·국가첨단전략기술의 해외 이전이나 외국인 인수·합병 등에 대한 승인·신고 제도가 운영되고 있고, 외국환거래법상 해외투자 신고제도도 있습니다.다만 재정경제부는 기존 제도만으로는 핵심기술 관련 해외투자를 충분히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해외 주요국 역시 첨단기술 보호에 나서고 있습니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첨단기술 분야에서 이른바 '우려국'과 관련된 해외투자를 제한하거나 사전 신고하도록 하는 제도를 시행 중입니다.
재경부 관계자는 "일반적인 해외투자를 제한하는 규제는 OECD 자본자유화 규약에 저촉될 수 있지만, 경제안보나 국가안보 목적의 경우 예외적으로 제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제도 도입 과정에서는 규제 수준을 둘러싼 논란도 예상됩니다. 규제가 과도할 경우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과 수출 확대를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반면, 기준이 지나치게 느슨하면 핵심기술 보호 효과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반도체 산업의 경우 전·후공정, 패키징 등 세부 공정이 복잡하게 나뉘어 있는 만큼, 관리 대상과 기준을 얼마나 명확하게 설정하느냐가 제도의 핵심 과제로 꼽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