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은 제 45회 ‘스승의 날’이다. 1982년 국가 기념일로 제정될 때만 해도 교사의 권위는 “하늘 같아서”라는 노래 가사(‘스승의 은혜’)가 어색하지 않을 정도였으나, 40여년 만에 민원과 법적 책임에 전전긍긍하며 아이들을 소풍에 데려가는 것도 두려워할 정도로 추락했다. 교사를 불합리한 민원으로부터 보호하고 교육 현장을 정상화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
최근 현장체험학습 안전사고 시 교사의 법적 책임과 학부모 민원을 둘러싼 교사들의 불만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국무회의에서 “구더기 생기지 않을까 싶어 장독을 없애면 안 된다”며 체험학습을 독려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2022년 강원 춘천의 한 초등학교 6학년생이 체험학습 도중 버스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있었는데, 선두에서 전방만 주시한 채 학생들을 인솔했던 교사가 후미를 돌아보지 않았다는 이유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유죄를 선고받았다. 이 판결은 교사들이 체험학습을 기피하도록 만든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으나, 그동안 곪은 게 터진 것일 뿐 처벌에 대한 공포가 유일한 이유는 아니었다.
강석조 초등교사노조 위원장이 지난 7일 교육부 주최 간담회에서 한 발언을 보면 체험학습 관련 ‘민원 지옥’의 일단이 드러난다. 학부모들은 교사가 사진을 200장 넘게 찍어서 올려줘도 “왜 우리 애는 다섯장밖에 안 나오냐” “왜 우리 애 표정이 안 좋냐”고 항의할 정도로 교사 개인에게 끝없는 민원을 제기한다고 한다. “이런 민원을 해결해줄 수 있느냐”는 강 위원장의 질문에 교육부와 학부모들이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부는 2023년 9월 ‘교권 보호 4법’을 통과시키며 민원 대응에 나섰다. 그해 7월 서울 서초구의 초등학교 교사를 포함해, 매년 20여명의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을 막기 위한 조처였다. 그러나 이때 만들어진 학교 민원 대응팀은 인력과 예산의 부족으로 유명무실하고, 악성 민원을 필터링할 시스템은 여전히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체험학습 중단 사태에서 보듯, 교사가 위축된 교실에서 학생들의 학습권이 제대로 보장될 리 만무하다. 중대 과실이 없는 안전사고에 대한 교사의 면책은 교육 현장의 정상화를 위한 최소한의 전제일 뿐이다. 무분별한 민원으로부터 교사를 분리시킬 수 있도록 학교 민원 대응팀 시스템을 제대로 정착시키는 등 교사가 ‘가르치는 일’에 전념할 수 있는 구체적인 로드맵이 마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