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가 상승·수출 증가…코오롱인더·HS효성첨단소재 등 실적 개선 기대
중동 사태가 길어지며 이른바 '슈퍼 섬유'로 불리는 파라 아라미드(산업용 아라미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방산 소재 사용 증가와 미국 광케이블 재건 움직임이 맞물리며 국내 생산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아라미드 수출 가격은 올해 1분기 기준 톤당 1만5526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 1만4876달러를 기록한 이후 2개 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수출 물량도 증가했다. 한국무역협회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파라 아라미드 수출량은 1022톤으로 직전 달(876톤) 대비 16.7% 늘었다.
아라미드는 같은 무게 강철 대비 강도가 5배 이상 높고, 500도 이상의 고온에도 견딜 수 있는 소재다. 광케이블과 방탄복, 전기차 타이어 등 고부가가치산업에 필수적으로 사용돼 '차세대 섬유', 혹은 '슈퍼 섬유'로 불린다. 국내에선 코오롱인더스트리, HS효성첨단소재, 태광산업 등이 대표적으로 관련 투자를 이어왔다.
국내 아라미드 수출 가격은 2023년 한때 2만 달러를 넘겼지만, 중국 기업들의 대규모 증설로 공급 과잉이 심화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실제 지난해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영업이익이 2024년 대비 27% 감소한 것의 핵심 요인 중 하나였다.
최근 들어 아라미드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배경엔 전방 산업 성장 영향이 크다. 미국의 광케이블 투자 확대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중동 사태 등 지정학적 갈등이 이어지며 방산 자재 사용이 늘고 있어서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에너지 수급 불안으로 전기차 시장에 대한 관심 역시 커지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아라미드 설비 가동률은 지난해 1분기 50% 수준에 머물렀지만, 올 1분기에는 90%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아라미드 시장 점유율 3위인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연간 생산능력은 1만5310톤 규모다. 회사는 올해 하반기 가동률 10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와 태광산업에도 신규 고객사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S효성첨단소재의 연간 아라미드 생산능력은 3700톤 수준이다. 태광산업은 올해 3월 울산 파라 아라미드 공장 생산능력을 연산 1500톤에서 5500톤 규모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가동률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아라미드 핵심 원료인 TPC(테레프탈로일 클로라이드) 국산화에 성공한 애경케미칼은 지난 3월부터 울산 공장 시운전에 돌입해 고객사들과 제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공장은 연간 1만5000톤의 TPC를 생산할 수 있으며, 아라미드 시장 성장과 수요 증가 추이에 맞춰 단계적인 증설도 검토한다.
업계 관계자는 "올 초 예상했던 것보다 아라미드 업황이 개선되고 있고, 전 부문에 걸쳐 수요가 조금씩 확대되고 있다"며 "연간 실적 차원에서 올해는 충분히 반등을 기대해볼 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