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경기에서는 경험과 여유를 무시하지 못한다. 챔피언결정전에 12차례 진출(전신 포함)한 전통의 강호 부산 케이씨씨가 창단 이후 첫 챔프전에 오른 고양 소노에 먼저 웃었다. 케이씨씨는 5일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남자프로농구(KBL) 챔프전(7전4선승제) 1차전에서 소노를 75-67로 따돌리고, 역대 챔프전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 71.4%(28회 중 20회)를 가져갔다. 이번 챔프전은 프로농구 출범 29년 만에 정규리그 5위(소노)와 6위(KCC)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출발은 소노가 좋았다. 이정현, 강지훈의 활약으로 1쿼터를 18-17로 앞섰다. 2쿼터에서 공기의 흐름이 서서히 달라졌다. 케이씨씨는 골 밑을 지배한 숀롱을 앞세워 전반을 34-30으로 마무리했다. 1쿼터에서 1개의 튄공을 잡았던 숀롱은 2쿼터에만 10개를 잡아내며 케이씨씨가 후반에 치고 나가는데 밑돌을 놨다. 숀롱은 이날 22득점하며 19개 튄공을 잡아냈다.
승부는 3쿼터에서 갈렸다. 계기는 ‘드디어’ 터진 허웅의 3점포였다. 허웅은 전반 2득점에 그치며 부진한 슛감을 보였는데, 3쿼터에서만 3점포 3개(총 4개)를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놨다. 허웅은 경기 뒤 중계방송사와 인터뷰에서 “초반에 슛 균형이 안 잡혀서 쏘면서 뭐가 잘못된 건지 생각했다. 3쿼터 때 숀롱이 스코어보드를 보며 ‘너의 3점 슛이 필요하다. 계속 쏘라’고 말해줘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최준용(13득점 5도움주기), 허훈(8득점 10도움주기), 송교창(10득점 5튄공잡기)도 공수에서 제 역할을 하며 승리를 도왔다.
이상민 케이씨씨 감독은 경기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1차전의 중요성을 알기에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다 쏟아붓자고 했다. 누가 한 번 터져주길 바랐는데 허웅이 제 역할을 해준 덕분에 경기를 편하게 풀어갔다”고 했다.
소노는 전반에만 오펜스 튄공잡기 12개로 세컨드 찬스에서 15득점하며 제공권 싸움에서 앞섰으나 후반에 득점포가 잘 안 터졌다. 6강과 4강 플레이오프(PO) 진출에 앞장선 케빈 켐바오가 이날 10득점(8튄공잡기)으로 평소보다 부진했다. 켐바오는 상대 송교창의 수비에 꽁꽁 묶여 전반까지 2득점에 그쳤다. 네이던 나이트(14득점 5튄공잡기 4도움주기)는 이지샷을 여러 차례 놓치는 등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이정현이 3점 슛 4개 포함 18득점(6튄공잡기)으로 고군분투했다.
손창환 감독은 경기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리바운드(튄공잡기)에서는 크게 밀리지 않았으나 이른바 ‘죽은 리바운드’가 많아 동력을 유지하기 쉽지 않았다”며 “아주 큰 점수 차는 아니었기에 놓친 슛이 많았던 부분만 수정하면 다음 경기는 대등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짚었다.
1차전을 내줬으나, 소노는 계속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이번 시즌 창단 첫 10연승, 창단 첫 6강·4강 PO 진출에 이어 챔프전에 진출한 소노는 이날 구단 역대 관중 수 기록(6486명)을 경신했다.
2차전은 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