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실리콘밸리에 기술 개발을 자유롭게 허용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새 AI 모델에 대한 정부 심사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부는 AI 관련 실무 그룹을 구성하는 행정명령을 논의하고 있으며 이 그룹은 빅테크 임원과 정부 관계자들을 모아 잠재적인 심사 절차를 검토할 예정이다. 관계자는 “지난주 회의에서 백악관 관계자들이 앤스로픽, 구글, 오픈AI 경영진에 계획 중 일부를 설명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사이버 보안에 초점을 맞춘 행정명령을 검토하고 있고 여기에는 미토스와 같은 강력한 AI 모델에 대한 표준을 마련하기 위한 정부 감독기구 설립이 포함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논의는 AI 접근방식에 있어 트럼프 행정부의 급격한 변화를 시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행정부 출범 후 자유로운 AI 기술 개발을 지지해 왔다. 중국과의 지정학적 경쟁에서 승리하는 데 AI가 필수적이라는 게 그 이유였다. 특히 조 바이든 전 정권이 군사적 용도로 활용될 수 있는 AI 모델에 대한 안전성 평가와 보고를 의무화했던 규제 절차를 폐지하며 AI 활용 범위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지난해 7월 한 행사에선 “AI는 갓 태어난 아름다운 아기와 같다”며 “우린 이 아이를 정치로 막을 수도, 바보 같은 규칙으로 막을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AI 문제와 관련해 점점 고립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NYT는 지적했다. AI 기술이 일자리, 에너지 가격, 교육, 사생활, 정신 건강에 미칠 위협에 대한 대중의 우려가 커졌다. 지난해 퓨리서치센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자의 50%, 민주당의 51%가 일상생활에서 AI 사용이 증가하는 것에 대해 기대보다 우려를 더 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앤스로픽이 공개한 새 AI 모델인 미토스는 이러한 불안에 기름을 부었다. 미토스는 소프트웨어의 보안 취약점을 식별하는 데 매우 강력한 능력을 갖추고 있어 해킹에 악용될 소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앤스로픽은 아직 미토스를 시중에 공개하진 않은 상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백악관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 소식통은 “백악관은 AI를 이용한 파괴적인 사이버 공격이 발생했을 때 생길 수 있는 정치적 파장을 피하려 한다”며 “또 당국은 새로운 AI 모델들이 국방부와 정보 당국에 유용한 사이버 공격 능력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AI에 대한 백악관의 입장 변화는 업계에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나친 규제가 중국과의 경쟁을 저해할 것이라고 지적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규제를 추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업계가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한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미토스 공개 전부터 논란이었던 미국 국방부와 앤스로픽 간 갈등에 대해 정부 입장을 지지했다. 연초 국방부와 앤스로픽은 AI 모델의 군사적 활용을 놓고 충돌했다. 황 CEO는 이날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정부가 기술을 올바르게 쓸 것으로 믿는다”며 “앤스로픽은 훌륭한 문화와 뿌리 깊은 신념 체계를 지닌 놀라운 회사지만, 그들의 입장에 전부 동의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