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컨 인사이트: 글로벌 질서를 읽다]
"미국 국방부 안에 사모펀드(PEF) 모델을 이식하겠다."
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비벌리힐스에서 열린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26'에서 조지 콜리티디스 미 국방부 경제방위국(EDU) 국장은 '경제 전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그는 "정부가 단순히 돈을 주는 시대는 끝났다"며 "국방부도 경제적 지분을 확보하는 훨씬 더 전통적인 상업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펜타곤 관료주의 대신 '딜'이 지배하는 국방부로"
콜리티디스 국장은 국방부 내 신설 조직인 경제방위국을 이끈 지 8개월 된 인물로 월가의 투자·운영 전문가이자 유명 총기제조업체 레밍턴 아웃도어 대표 출신이다. 그는 펜타곤이 직면한 최대 과제로 '비효율적인 인프라'를 지적했다. 원가 기반 계약과 과도한 규제가 공급업체와 정부 모두에게 막대한 경제적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콜리티디스 국장은 "경쟁국인 중국은 이미 30년 가까이 경제전쟁을 효과적으로 수행해 왔다"며 "미국 역시 냉전 이후 잊어버렸던 '경제 전장'의 개념을 되살려 거래 중심의 실전적 접근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공급망 재편
콜리티데스 국장이 밝힌 EDU의 핵심 전략은 '재건'과 '차단'으로 요약된다. 중국이 장악한 희토류 가공 및 산업화 단계를 미국의 공급망 체계에 재건하면서 중국으로 들어가는 산업·물류를 구조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과거 대영제국이 전 세계 항만과 석탄 공급망을 통제해 패권을 유지했듯 현대적인 산업적 차단 능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미 국방부는 이를 위해 사모펀드와 레버리지 금융 출신의 인재 채용을 대폭 확대했다. 재무 모델링, 거래 구조화, 협상 능력을 갖춘 '딜 메이커'들이 펜타곤의 새로운 핵심 전력으로 부상하는 추세다.
"방산 업계도 '전시 체제'… 생산 속도가 최우선"
콜리티데스 국장은 방산업계의 '전시 체제' 전환도 강하게 시사했다. 그는 "지금까지 방산 기업들은 납기 지연이나 비용 초과에도 큰 제재 없이 운영됐지만 이제는 생산 계획과 실행을 훨씬 더 엄격하게 관리하고 팔란티어(Palantir)와 같은 IT 기업의 데이터를 활용해 공급망을 정밀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란 전쟁 과정에서 불거진 탄약 부족 문제에 대해 "부족 상태라기보다 생산 능력을 회복하는 '성장 단계'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며 "다중 생산 체계를 복구해 생산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월가 거물 스티브 파인버그와의 협력
대담 마지막에는 EDU의 고문이자 서버러스 캐피털의 창립자인 스티브 파인버그와의 협력 관계도 언급됐다. 콜리티데스 국장은 "파인버그는 25년 넘게 이 분야에 먼저 투자해 온 인물"이라며 월가의 강력한 자본 운영 노하우와 공격적인 업무 스타일이 미 국방 전략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날 대담을 지켜본 월가 한 인사는 "미국의 국방 전략이 무기 체계를 넘어 전 세계 공급망과 자본의 흐름을 통제하는 '경제적 실력 행사'로 이동했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