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해협의 선박 통행을 목표로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프로젝트 프리덤’은 이란과 무력 충돌을 재개할 위험을 감수하며 종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승부수로 보인다.
4일(현지시각) 미국 매체 액시오스 보도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 측근은 프로젝트 프리덤을 두고 “이란과 대결로 이어질 수 있는 과정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이 무슨 짓을 하면 그들은 악당이 되고, 우린 행동할 정당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원들의 식량과 건강 문제 등 인도주의적 목적을 프로젝트 프리덤 개시의 이유로 주장했는데, 이란이 공격할 경우 미국이 반격할 명분을 얻게 된단 것이다. 다른 미 정부 고위 관계자도 “대통령은 행동을 원한다. 가만히 앉아 있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는 압박을 원하고, 합의를 원한다”고 이 매체에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해운업계와 미국 언론에서는 ‘프로젝트 프리덤’이 미 해군의 상선 호위 계획이나 이란의 협조 약속 없이 개시돼 실제 통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호르무즈를 무력으로 개방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받고 검토하다 마지막 순간에 신중한 접근 방식을 택했다고 전했다.
이란도 해협에서 미 함선과 민간 선박을 공격하며 한치의 물러섬 없이 맞섰다. 이란군이 해협 진입을 막기 위해 미 해군 함선을 향해 발포했으나, 피해를 입혔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이란 정부 고위 관계자가 로이터에 말했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은 미 해군 함선에 미사일 2발을 명중시켰다고 주장했지만, 미 중부사령부는 이를 전면 부인했다.
또한 이날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에 따르면 한 화물선이 여러 척의 작은 선박에 의해 공격당했고, 이어 유조선이 미확인 발사체의 공격을 받았다. 아랍에미리트 외교부는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 소속 유조선을 이란의 무인기 2대가 공격했다며 “테러 행위”라고 규탄했다. 해협에서 상선이 공격받은 것은 12일 만이다. 기구는 4일 “진행 중인 역내 군사 작전으로 호르무즈해협의 위험 단계는 여전히 심각하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이란 혁명수비대는 해협 통제 구역을 확대하며 맞대응했다. 혁명수비대는 산하 파르스 통신을 통해 오만만에 있는 아랍에미리트 동부 전역을 포함하는 통제 구역 지도를 공개했다. 동부의 푸자이라 항구는 해협 밖에 있어 아랍에미리트가 해협 봉쇄 상황에서도 석유를 수출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는데 이마저 틀어막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호르무즈해협에서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도 양국 간 종전 협상을 둘러싼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이날 이란 관영 이르나 통신에 따르면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미국의 메시지는 파키스탄을 통해 전달되었으며 검토 중”이라며 “그러나 미국 쪽이 과도하고 비합리적인 요구를 제기해온 관행을 고려하면 이 답변을 검토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미국 대표들이 이란과 매우 긍정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같은 날 이스라엘 공영 칸 방송과 한 인터뷰에선 “이란의 새로운 제안을 모두 검토했지만,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김지훈 곽진산 기자 watchdo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