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천장에서 정체불명의 액체가 쏟아져 좌석에 앉아 있던 승객이 온몸이 젖는 피해를 입었다.
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피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휴스턴발 시카고행 유나이티드 2616편을 이용한 케빈 글로버(39)는 비행 중 겪은 일을 영상과 함께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유했다.
영상에는 좌석 위 천장에서 정체불명의 액체가 흘러내려 글로버의 모자와 후드 티셔츠를 적시는 모습이 담겼다. 그는 휴지 뭉치로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막아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글로버는 "머리부터 속옷까지 완전히 젖었다"며 "창피했다는 말로는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륙 전부터 한두 방울씩 떨어지던 액체가 점점 많아져 결국 물줄기처럼 쏟아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후 잠깐 잠들었다는 글로버는 천장에서 다시 액체가 쏟아져 잠에서 깼다.
승무원은 머리 위 짐칸을 확인했지만, 액체의 정체를 파악하지 못했고 결국 천장 틈에 냅킨을 끼워 넣어 임시 조치를 했다. 그러나 착륙 약 20분 전 냅킨에 막혀 있던 액체가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글로버는 약 20초간 그대로 액체를 맞았다.
글로버는 "얼굴에도 다 묻었고, 후드 티셔츠와 속옷, 휴대전화까지 모두 젖었다"며 "휴대전화가 고장 나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액체가 건강에 안 좋지는 않을까 불안하고 걱정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호출 벨을 눌러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빈 좌석이 있었는데도 자리를 옮겨주지 않고, 휴지 몇 장만 줬다"며 승무원들의 대응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글로버는 시카고 도착 후 승무원들에게 문제를 제기하려 했으나, 이들은 "게이트 직원과 이야기하라"라고만 안내했다. 결국 그는 항공사에 온라인으로 항공사 측에 불만을 접수했고, 자신의 경험을 SNS(소셜미디어)에 공유했다. 이 사연은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해 조회수 약 900만 회를 기록했다.
사건 다음 날인 지난달 27일 유나이티드 항공은 고객 서비스 센터를 통해 해당 항공편 요금 167달러(한화 약 24만원) 환불 또는 디지털 항공권 크레딧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글로버는 전체 여행 비용 환불과 향후 사용할 수 있는 추가 항공권 크레딧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 이를 거절했다.
글로버는 "완전히 무시당하고 조롱받는 기분이었다"며 "천장에서 물이 새는 게 마치 내 잘못이고 내가 해결해야 할 문제인 것처럼 취급받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나는 관심을 끌기 위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이런 상황을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걸 알리고 싶어서다"라며 "승객들은 비행기를 탈 때마다 명확한 소통, 안전을 보장받을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사건 당시 승무원은 해당 액체가 기내 에어컨 결로로 발생한 응축수일 수 있다고 설명했으나, 항공사 측은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