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재건축 초과이익을 환수하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재초환)’ 폐지론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연내 일부 단지에 대한 부과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최근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까지 맞물리며 적용 시 부담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정치권에서 오랜 기간 의견이 모아지지 않은 사안인 만큼 이해당사자들의 요구가 반영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재초환은 재건축 사업으로 얻은 이익이 조합원 1인당 8000만원을 넘을 경우 초과이익의 최대 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부담금 산정 기준이 되는 ‘종후 자산가액’은 공시가격과 연동되는데 최근 공시가격이 상승하면서 집값 상승분을 웃도는 부담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례로 8월 준공 예정인 서울 서초구 ‘반포래미안트리니원’의 경우 조합원 1인당 부담금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늘어나 최대 10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재초환을 둘러싼 갈등은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대표적인 부동산 이슈인 데다, 대선에서도 국민의힘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현행 유지를 주장하며 맞서온 사안이기 때문이다.
정비업계에선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재건축이 시장의 분수령이 될 곳으로 보고 있다. 이는 약 4만7438가구 규모의 대형 사업으로, 14개 단지 모두 정비구역 지정을 마쳤고 일부 단지는 사업시행자 지정이나 조합 설립 단계에 진입해 속도가 빠른 편이기 때문이다. 이후 잠실·여의도·압구정 등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로 영향이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들 지역은 자산가격 상승 폭이 큰 만큼 초과이익 규모가 커질 수 있어 부담금 역시 상당한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처럼 재초환 적용 움직임이 일면서 재건축 조합들은 집단행동에 나서는 모습이다. 전국 82개 재건축 조합으로 구성된 ‘전국재건축정비사업조합연대(전재연)’는 지난달 29일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즉각적인 법안 폐지를 촉구하며 6500명의 서명부를 전달했다. 전재연은 “재초환은 실현되지 않은 이익을 기준으로 산정돼 수억원의 부담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30~40년 이상 거주한 원주민들이 밀려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고 정부의 주택 공급 정책과도 구조적으로 충돌한다”고 주장했다.
폐지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정치권과 시장 안팎에서는 단기간 내 추진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관계자는 “지난 회의에서 재초환 폐지 요청 전자청원이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음에도 관련 논의가 미뤄졌다”며 “단기간 내 가시적인 입법 진전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美 IAU 교수)도 “여야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데다 정부의 세수 확보 의지도 강해 당분간은 법 개정 없이 현행 체계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