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항공사가 김포국제공항 등 전국 14개 공항의 공항 사용료 인상을 추진한다. 공항 사용료는 23년간 동결돼 있던 만큼 큰 폭의 인상이 예상된다. 공항공사는 최대 50% 인상안을 제시하고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공항공사는 또 8년째 묶여 있는 주차료 인상도 타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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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사용료 23년째 동결...인상 땐 항공권 가격도 줄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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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국토부와 공항 이용료 인상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현재 전국 공항의 국내 여객 공항 이용료는 4000원, 국제 여객은 1만7000원(김포공항 기준, 지방국제공항 1만2000원)이다. 공항공사는 국내선의 경우 2000원(50%), 국제선의 경우 5000원(김포공항 30%, 지방공항 42%)을 인상하는 안을 국토부에 전달했다.
김포공항 등 한국공항공사가 관리하는 국내 공항 이용료는 해외 주요 공항에 비해 매우 저렴한 수준이다. 영국 런던 히드로공과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공항 이용료는 각각 6만1000원, 5만5000원 선이다. 우리와 가까운 일본 나리타·하네다공항의 공항 이용료도 2만6000원이다.
공항공사의 안대로 인상이 결정되면 김포공항 국제선의 공항 이용료는 현재 1만7000원에서 2만2000원까지 오르게 된다. 인상된 이용료 역시 해외 주요 공항에 비해 저렴하다. 특히 공항공사는 2003년 이후 공항 이용료를 한번도 인상하지 않았다. 이 같은 비현실적 요금 수준은 공항공사 적자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정부가 최근 국립시설 이용료 현실화를 예고한 만큼 공항 이용료 인상안도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
공항 이용료는 공항 시설 유지와 환경 관리 등에 필요한 비용을 사용자 부담 원칙에 따라 공항 이용객에게 부과하는 형태다. 공항 이용료는 개별 항공권 가격에 포함돼 징수하기 때문에 이용료 인상은 항공권 가격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항공 이용객에게 개별 부과되는 공항 이용료뿐 아니라 항공사가 공항을 이용하면서 내는 비용(착륙료, 정류료, 조명료 등)도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항공권 가격 인상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공항공사는 또 주차료 인상도 추진 중이다. 최근 공항공사는 김포공항 등 국내 주요 공항 주차요금 책정에 대한 자율권을 달라고 국토부에 요청했다. 공항 주차료는 8년째 제자리걸음이다. 2018년 김포공항을 기준으로 국내선과 국제선의 주중 1일 주차료를 1만5000원에서 2만원으로 인상한 것이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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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공항 4년간 3000억 적자...정부도 "민간보다 저렴한 요금 적정 수준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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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항공사가 각종 요금 인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공항공사는 최근 수년간 적자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2021년 2311억원 △2022년 1876억원 △2023년 1311억원 △2024년 1345억원 △2025년 519억원 등 최근 5년간 기록한 연결 기준 당기순손실만 7300억원이 넘는다. 이같은 만성 적자 구조는 이용객 편의를 위한 시설 개선은 물론 공항의 본업인 항공 안전 관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아울러 정부 입장에서도 공항공사의 적자 구조 탈피가 절실하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필요한 재원을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공항공사 수입에 상당 부분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는 20조원 이상의 비용이 투입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