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강선우·김병기 의원(더불어민주당 탈당)이 연루된 ‘공천헌금 의혹’으로 홍역을 치른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기초단체장 공천 과정에서도 잇달아 금품 의혹이 터지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공천=당선’인 당 우세 지역에서 금품 관련 의혹이 주로 불거지는 가운데, 제도적 개선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30일 당무위원회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손훈모 전남 순천시장 후보, 유찬종 서울 종로구청장 후보, 이승훈 서울 강북구청장 후보의 경선 금품 의혹 등에 대해 “필요한 조사를 더 하고 있는 상태”라며 “가장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기준으로 삼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해당 의혹들과 관련해 윤리감찰단 재심위원회 조사를 진행 중으로 경찰 수사 상황도 지켜보고 있다.
이날 현재 민주당에서 기초단체장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금품 의혹은 순천시장·종로구청장·강북구청장을 비롯해 7곳에 이른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호남 지역에서 대부분 터져 나왔다. 한득수 전북 임실군수 후보는 돈봉투 살포 의혹을 받았고, 전남 화순군수·장성군수 경선 과정에서도 대리투표와 금품 살포 의혹이 불거졌다. 박성현 예비후보는 전남 광양시장 경선 과정 중 불법 전화방 운영 의혹이 제기돼 민주당을 탈당했다. 앞서 광역단체장 공천 과정 중에도 김관영 전북지사가 대리운전비 현금 살포 의혹으로 경선 중 당에서 제명됐고, 후보로 확정된 이원택 전북지사 후보는 식사비 대납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민주당은 정청래 대표가 △부정부패 △낙하산 △부적격자 △억울한 컷오프(공천배제)가 없는 ‘4무 공천’을 내세우며 ‘클린 선거’를 다짐했지만, 계속 터져 나오는 금품 의혹에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이날 신장식 조국혁신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선임선대위원장은 “민주당 자체 감찰, 선관위 조사, 경찰 수사를 받는 후보가 한둘이 아니다. 이대로라면 재보궐선거는 또 반복될 것”이라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민주당 안에서도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으로 불리는 우세 지역에서의 공천 비리를 막기 위해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 제도적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임미애 의원은 “(공천 비리 문제가) 호남만의 문제만은 아니다. 경북도 국민의힘 후보가 도의원 공천을 받으면 선거운동을 안 해도 되는 수준”이라며 “‘공천이 곧 당선’인 구조에서는 공천 자금을 들이미는 게 선거운동보다 훨씬 쌀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돈 공천을 무력화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공천이 당선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자유로운 경쟁을 보장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한 선거구에서 여러 명을 뽑는 ‘3∼5인 중대선거구제’ 실시 지역을 늘려야 한다”고 했다.
앞서 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은 지난 1월 ‘돈 공천 방지법’이라는 이름을 붙인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공동발의한 바 있다. ‘돈 공천 방지법’은 △공직선거법상 매수 및 이해유도죄 처벌 대폭 강화 △당사자 피선거권 20년 박탈 △금품 수수로 재보궐선거 시 해당 정당 공천 금지 등의 조항을 담았다.
김채운 기자 cw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