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랍에미리트의 OPEC 탈퇴, 한발 더 들어가서 분석해 보겠습니다.
정광윤 기자 나와있습니다.
왜 지금 탈퇴를 결정한 걸까요?
[기자]
산유량 확대를 달성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UAE 아부다비 국영석유공사 ADNOC(애드녹)은 지난 수년간 생산능력을 늘리기 위해 약 1500억 달러를 투자해 왔습니다.
당초에는 내년까지 하루 생산량을 500만 배럴로 늘리는 것이 목표였지만, 올해 이미 달성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게다가 UAE가 이란의 '샌드백'이 되는 동안 이웃 산유국들이 뒷짐 지고 있던 상황이 기폭제가 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란 입장에서 가장 만만하고 효과적인 보복 상대로 지목된 UAE는 전쟁 개시 이래 무려 3천기에 달하는 미사일·드론 공격을 뒤집어썼는데요.
사우디, 쿠웨이트의 두 배를 훌쩍 넘기는 수준입니다.
아울러 생산량 감축을 앞세운 사우디와 달리, UAE는 증산을 추구해 왔다는 점도 하나의 이유로 꼽힙니다.
사우디는 고유가를 선호하면서 가격 방어를 위해 지속적인 감산은 요구해 왔고 상대적으로 생산원가가 낮은 UAE는 더 낮은 금액에도 수익을 낼 수 있는데요.
이 같은 입장차가 계속되는 점도 UAE로선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시각입니다.
[앵커]
추가 탈퇴 가능성도 있을까요?
[기자]
이라크, 쿠웨이트, 베네수엘라 등이 뒤따라 발을 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만약 연쇄 탈퇴가 현실화된다면 60년 넘게 유지된 OPEC이 공중분해될 가능성마저 있는 셈입니다.
OPEC 내에서 사우디에 이어 2위 생산능력을 보유 이라크는 그간 UAE와 마찬가지로 산유량 증산을 요구해 왔는데요.
장기간 전쟁으로 불안정한 경제와 낙후된 기반시설을 되살려야 하는 탓에 추가 수입이 더욱 절실한 상황입니다.
다만 내부적으로 석유 이권다툼이 심하다는 점이 OPEC 탈퇴의 걸림돌로 지목됩니다.
실제로 UAE의 탈퇴 발표 직후 이라크 정부 관계자들은 "안정적이고 용인될 만한 유가를 보장하기 위해 강력한 기구를 선호한다"며 잔류 의사를 드러냈습니다.
쿠웨이트와 나이지리아 역시 OPEC 내에서 사우디에게 증산요구를 묵살당해 온 터라 불만이 많습니다.
특히 쿠웨이트는 향후 생산능력을 대폭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는데 현재 할당량만으론 시설을 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탈퇴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나이지리아의 경우엔 독자적인 생존 능력이 낮아 탈퇴가 좀 더 어렵다는 평가인데요.
베네수엘라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차기 선거에서 집권가능성이 높은 야당이 역사적으로 OPEC과 적대적인 관계였다"며 "정권교체가 이뤄질 경우, UAE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그동안 원유 시장에서 군림해 왔던 OPEC의 영향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겠군요?
[기자]
수십 년간 유지된 OPEC의 가격통제력이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입니다.
블룸버그는 "그간 원유 시장에서 'OPEC은 죽었다' 주장이 여러 차례 제기됐고 항상 시기상조였지만 이번은 다르다"며 "창립 이래 가장 큰 존립 위기"라고 분석했습니다.
CNN도 "UAE이 OPEC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원유를 생산할 수 있는 주요 신규 경쟁자로 시장에 등장하게 됐다"며 "OPEC의 힘을 약화시키는 것은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이로울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심지어 "미국의 승리"라는 얘기마저 나오는데요.
특히 "중동 OPEC 회원국들은 미국이 안보를 지켜주는 동안 유가를 높게 유지하고 있다"며 오랜 기간 공개적으로 비판해 온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크게 환영할 일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 연설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OPEC이 유가를 내려야 한다고 압박했고, 지난 2018년 유엔 총회 연설에서도 OPEC이 유가를 올려 전 세계를 착취하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습니다.
[앵커]
정광윤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