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의 핵심 사업지로 꼽히는 압구정5구역 수주전이 현대건설과 DL이앤씨 간 맞대결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최근 도시정비사업 시장에서 단독 입찰과 선별 수주 기조가 확산되는 가운데 시공능력평가 상위권 건설사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현대건설과 DL이앤씨는 23일 압구정5구역 수주를 위한 단지명과 공사비를 비롯한 사업조건을 조합측에 제시했다.
현대건설은 이번 입찰에서 미래형 주거상품과 브랜드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단지명으로 '압구정 현대 갤러리아'를 제안하며 기존 '압구정 현대'의 상징성과 프리미엄 유통 브랜드 이미지를 결합한 새로운 랜드마크 구상을 제시했다.
주요 제안에는 현대자동차그룹과 협업한 기술이 포함됐다. 수요응답형 교통(DRT) 기반 무인셔틀을 도입해 세대에서 차량 호출 후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했고 배송·주차·충전·보안 등 기능을 수행하는 로보틱스 시스템을 단지 전반에 적용하는 방안을 담았다.
주거상품 측면에서는 전 세대 한강 조망과 최대 240도 파노라마 조망을 구현하는 설계를 적용하고 3면 개방형 구조와 높은 층고를 통해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대규모 커뮤니티 시설과 순환형 동선 구조, 프리미엄 멤버십 및 컨시어지 서비스도 함께 제안하며 고급 주거 경험을 강조했다.
이에 맞서 DL이앤씨는 사업 안정성과 금융 조건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부각시켰다. 3.3㎡당 1139만원의 공사비를 확정 조건으로 제시하고 물가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 부담을 배제했다. 필수사업비 금리는 가산금리 없이 제안했으며 분담금 납부 시점은 입주 이후로 유예하는 구조를 포함해 조합원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주비는 담보인정비율(LTV) 150% 수준으로 제시했고 공사기간 단축과 책임준공 확약 등을 통해 사업 지연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안도 내놨다. 일반분양 물량이 제한적인 사업 특성을 고려해 상업시설 확대 등을 통한 수익 구조 보완 전략도 포함됐다.
이번 수주전은 최근 정비사업 시장 흐름과 대비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공사비 상승과 금융비용 부담으로 건설사들이 수익성이 확보된 사업지만 선별하면서 경쟁 입찰이 줄고 단독 입찰이 일반화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압구정5구역은 입지와 상징성을 기반으로 경쟁 구도가 형성된 대표 사례다. 강남권 핵심 입지이자 향후 시장을 대표할 사업지로 평가되는 만큼 브랜드 가치와 수주 실적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과가 향후 압구정 일대 재건축은 물론 대형 정비사업 수주 전략 전반의 방향성을 가늠할 기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