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공급 해법 갈린 정부-서울시⋯'공공 확대' vs '민간 정비' [같지만 다른 닥공 ②]
이투데이
국토부, 서울 33만4000가구 착공 추진
서울시, 민간 중심 31만가구 공급 계획
정부, 공공 안전판·서울시 정비사업 중심
서울시, 민간 중심 31만가구 공급 계획
정부, 공공 안전판·서울시 정비사업 중심

▲서울 아파트 단지.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정부와 서울시의 ‘닥공’은 출발점이 같지만 작동 방식은 다르다. 정부는 최근 주택시장 불안의 원인을 민간 착공 공백에서 찾고 공공이 직접 공급 공백을 메우는 방식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 서울시는 민간 정비사업의 사업성을 회복해야 지속 가능한 공급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수도권 집값 상승과 전·월세 불안의 근본 원인을 수년간 누적된 착공 부족에서 찾고 있다. 인허가를 받아도 실제 착공으로 이어지지 않는 사업장이 늘어나면서 공급 목표도 ‘착공’ 기준으로 일원화했다. 2030년까지 서울에서 33만4000가구 착공을 추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가 공공 역할을 키우려는 것은 민간 공급 여력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 악화와 공사비 상승, 분양시장 불확실성으로 민간 사업자의 신규 사업 추진이 위축된 만큼 공공이 공급의 안전판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접 시행을 확대하고 공공택지를 민간에 매각하는 대신 직접 개발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공공주택 착공 확대와 매입임대 공급, 공공택지 사업 기간 단축에 더해 도시형생활주택 규제 완화와 공실 오피스·상가의 주거시설 전환 등을 통해 아파트와 비주택을 가리지 않고 공급 가능한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서울시의 접근은 다르다. 서울시는 2031년까지 민간 중심으로 약 31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공급의 중심축도 공공 직접 공급이 아니라 재건축·재개발 등 민간 정비사업이다.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을 통해 인허가 절차를 줄이고 노후 주거지 정비를 활성화해 민간이 시장 원리에 따라 공급을 늘리도록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시가 민간 정비사업에 무게를 두는 것은 서울 도심에서 새 주택을 대규모로 공급할 수 있는 수단이 사실상 정비사업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택지 여력이 제한된 서울에서는 공공이 새 부지를 찾아 직접 공급하는 방식보다 기존 노후 주거지를 정비해 주택을 늘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민간 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핵심 수단 상당수는 중앙정부 권한에 걸려 있다. 서울시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 등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지만, 정부는 가계부채 관리와 시장 과열 가능성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금융·세제 등 핵심 제도도 정부 소관이다. 서울시가 인허가 절차를 줄여도 금융 규제와 부담금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조합과 시행자의 사업 추진 동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정부가 공공 주도 물량을 늘리더라도 서울시의 도시계획 권한과 현장 조율 없이는 실제 사업 속도를 내기 어렵다. 공급 해법은 갈렸지만, 시장에 실제 물량을 내놓기 위해서는 양측의 권한 조율이 필수적인 구조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서울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정부와 서울시가 서로 발목을 잡기보다 각자의 역할을 살려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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