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심이 해외 온라인 사업을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하고 오너 3세를 배치해 글로벌 사업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2030년 해외 매출 비중 60% 달성을 목표로 글로벌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해외 이커머스 역량을 강화해 성장세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3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농심은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이커머스본부 내 '글로벌이커머스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글로벌이커머스TF는 신동원 농심 회장의 장남인 신상열 부사장이 이끄는 미래사업실 직속 조직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신 회장의 차녀이자 신 부사장의 누나인 신수현 부장도 TF에 합류했다. 장녀 신수정 상무는 2024년 파격 승진하며 상품마케팅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농심은 해외 시장에서 온라인 유통 채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커머스 사업을 더욱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전담 조직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온라인 판매 전략을 통합하고 운영 체계를 표준화해 해외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농심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 온라인 커머스를 활성화하기 위한 공통된 관리 및 운영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TF를 신설했다"며 "신수현 부장은 기존 디지털마케팅팀에서 온라인 채널 전략 업무를 담당해왔으며, TF에서도 기존 업무를 이어가는 것으로 팀장이 아닌 담당자 역할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직 개편은 농심이 추진 중인 글로벌 성장 전략에 따른 것이다. 농심은 2030년까지 그룹 매출 7조3000억원, 해외 매출 비중 60%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해외 사업 확대를 핵심 성장 전략으로 삼고 있다.

국내 식품 시장은 원가 부담과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 등으로 가격 인상에 제약이 커 수익성을 높이기 쉽지 않은 반면, 해외 시장은 K푸드 열풍을 기반으로 성장 여력이 크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식품기업들은 최근 잇따라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불닭 브랜드를 앞세워 해외 매출 비중이 80% 수준까지 높아졌고, 오리온 역시 해외 사업 확대를 기반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조용철 농심 대표이사는 5월 열린 신라면 출시 4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2030년까지 그룹 매출 7조 3000억원 달성, 해외 매출 비중 60% 이상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글로벌 메인스트림 채널 확장과 물류 거점 확보에 사활을 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농심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 출시를 확대하는 한편 지난해 유럽 법인을 설립하고 러시아와 중앙아시아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는 등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 회장은 올해 초 정기주주총회에서 기자와 만나 “올해 러시아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 CIS(독립국가연합) 쪽에도 확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글로벌 전략의 중심에는 신 부사장이 있다. 신 부사장은 지난해 8월 북미 사업을 총괄하는 농심홀딩스아메리카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된 데 이어 올해 4월부터는 중국 사업을 총괄하는 홍콩 법인 임원을 겸직하고 있다. 농심홀딩스아메리카는 미국·캐나다 법인을 관리하는 북미 사업 지주회사이며, 홍콩 법인은 상해·청도·심양농심식품 등 중국 내 주요 생산·판매 법인을 총괄하는 중국 사업 지주회사 역할을 맡고 있다.
신 부사장은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조용철 대표와 함께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이사회에도 합류했다. 업계에서는 북미와 중국 등 핵심 해외 시장을 직접 챙기며 글로벌 사업 경험을 쌓는 동시에 차기 경영 승계를 위한 보폭도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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