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친구에서 병원 동행까지…중국 ‘동행 경제’ 확산
한겨레
중국에서 등산, 여행, 외식 등을 함께해주는 동행 서비스가 확산하는 가운데, 상하이가 60살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병원 동행 진료 서비스를 전면 추진하기로 했다. 젊은층의 외로움과 정서 소비에서 출발한 ‘동행 경제’가 고령화 사회의 돌봄 공백을 메우는 영역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30일 로이터 통신과 중국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 도시 지역에서 하이킹, 관광, 달리기, 훠궈 외식 등을 함께해주는 유료 동행 서비스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과거 친구나 가족 사이에 이뤄지던 일들이 예약과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서비스 플랫폼에 ‘명산 동행’ ‘함께 놀기’ 등의 검색어를 입력하면 관련 서비스를 쉽게 예약할 수 있다. 중국의 대표 명산인 타이산에서는 등산객들이 적게는 200위안(약 4만4천원), 많게는 800위안(약 18만원)을 내고 함께 걷고, 가방을 들어주고, 사진을 찍어주는 ‘등산 친구’와 산에 오른다. 서비스 제공자는 주로 학생이나 젊은 플랫폼 노동자로, 샤오훙슈나 더우인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서적 가치, 대화, 실질적 도움을 내세워 고객을 모집한다. 예약자는 자신의 체력 등을 미리 알려 적절한 등산 코스를 안내받을 수도 있다.
이런 흐름은 노인 돌봄 영역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은 상하이시가 1년간의 시범 운영을 거쳐 7월1일부터 60살 이상 전체 노인에게 동행 진료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서비스 내용은 병원 이동 보조, 진료 동행, 수속 대행, 의사·환자 소통, 심리적 위안, 복약 알림 등을 포함한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진료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병원에 함께 가줄 가족이나 보호자가 부족한 현실을 반영한 서비스다. 상하이 푸둥의 경우 일반 동행 진료는 4시간 198위안(4만5천원), 간호사 자격증 등을 가진 전문 인력 서비스는 4시간 280위안(6만4천원) 수준이다. 징둥, 알리바바, 메이퇀 등 플랫폼 기업도 진료 전후 노인 건강 소비 시장을 겨냥해 관련 서비스 진입을 확대하고 있다.
로이터는 2025년 중국 동행 경제 규모가 약 500억위안(약 11조4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수요 증가는 도시 생활방식 변화와 맞물려 있다. 젊은층이 가족과 떨어져 살고, 장시간 노동과 불안정한 일자리 속에서 전통적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지면서, 비용을 내고라도 ‘확실한 동행’을 구하는 소비가 생겨난 것이다. 다른 한쪽에서는 고령화와 가족 돌봄 약화 속에서 동행 경제가 제도권 서비스로 편입되고 있다. 심리치료사 새미 웡은 유료 동행에 대해 “돈을 내면 항상 ‘예스’를 얻는다”며, 거절당할 위험이 줄어드는 점이 소비자에게 안정감을 준다고 설명했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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