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불송치 피해자 사망 사건’ 검찰 기소 촉구 시민 연명 전달한다…1달 만에 8200명 모여
한겨레
아르바이트 하던 가게 사장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며 고소한 뒤 사건이 불송치되자 이의신청서를 남기고 숨진 대학생 ㄱ(20)씨 사건과 관련해, 8200명의 시민이 피의자에 대한 검찰의 기소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전달한다.
25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경기탁틴내일, 안산시 청소년협의회 등으로 구성된 ‘청소년 아르바이트생 성폭력 부실수사로 인한 사망사건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오는 26일 수원지방검찰청 안산지청 앞에서 ‘경찰 부실 수사 규탄 및 검찰 기소 촉구’ 기자회견을 연다고 밝혔다.
ㄱ씨는 지난해 12월28일 아르바이트를 하던 주점에서 사장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며 안산단원경찰서에 신고했고, 불송치 통보를 받은지 사흘 만인 지난 2월21일 이의신청서와 유서를 남기고 숨졌다. 유족과 시민단체, 전문가 등은 경찰의 부실 수사를 지적해왔다. ㄱ씨는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 사건 당일 한 시간여 경찰 조사를 받는 데 그쳤고, 경찰은 주점 사장인 피의자로부터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제출받아 수사했다. 사건 직후 ㄱ씨의 통화 및 문자 내역 등 ㄱ씨의 항거불능 상태를 판단하기 위한 증거 수집도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ㄱ씨가 남긴 이의신청을 접수해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이다. 지난 3월16일 검찰은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했지만 경찰은 4월7일 ‘불송치 의견’을 그대로 통보했다. 공대위는 4월17일 단원경찰서 앞에서 경찰 수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연 데 이어 같은 달 28일부터 1달여간 ‘성폭력 가해자를 기소하고 전면 재수사하라’는 내용의 시민 연명을 받았다. 공대위는 오는 26일 검찰에 8200명의 시민이 동참한 의견서를 전달할 계획이다. 의견서에는 “검찰은 확보되지 않은 증거를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미진했던 수사 절차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성폭력 사건 수사 시 가해자의 일방적 주장에 의존하는 관행을 버리고 피해자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수사 매뉴얼을 도입하라”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한편 ㄱ씨가 재학하던 ㄴ대학교 경찰행정학과 학생들과 교직원들도 지난달 22일 수원지검 안산지청에 피의자 엄벌탄원서를 제출했다. 탄원서에는 “ㄱ씨는 법과 정의를 배우고자 경찰행정학과에 진학했고 재학 당시 1학년 과대표를 맡아 책임감 있게 학교생활을 이어가던 학생이었다. 휴학 중에도 부모님께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자 늦은 시간까지 가해자의 가게에서 근무하던 성실한 딸이었다”며 “이 사건은 고용주인 가해자가 사회 경험이 부족한 어린 학생을 대상으로 범행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무겁다. 부디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를 통해 진상을 밝혀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탄원서에는 경찰행정학과 재학생 136명과 교직원 40명이 연명했다. ㄱ씨의 친구들도 이날부터 ‘안산 알바생 성폭력 사건 엄중 처벌 촉구 서명’이라는 제목의 엄벌 탄원서 연명을 받아 검찰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나린 기자 m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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