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의 축구 순수성이 빚은 정확성…현대 월드컵 축구사를 바꿨다
한겨레
1m70㎝의 ‘작은 거인’ 리오넬 메시(39)가 월드컵 최다골(18골)로 현대 축구사를 다시 썼다. 기네스북도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그가 세운 기록들을 나열했다. 35살 이후 월드컵 무대 12골 행진은 자연법칙도 거부하는 것처럼 보인다. ‘역대 최고 선수’(GOAT·Greatest Of All Time)라는 칭호조차 평범해 보이는 이유다.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주장 메시가 23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J조 2차전 오스트리아와의 경기에서 멀티골(전 38분, 후 50분)을 폭발시키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득점포로 메시는 통산 6차례 월드컵 대회에서 18골 고지에 올랐다. 미로슬라프 클로제(16골·독일)의 기존 기록을 깬 메시는 최다 출전(28경기), 개인 최다승(18승), 최다 출전 시간(2489분) 등에서도 1위가 됐다. 기네스북은 “우리는 역사를 목격하고 있다”는 글을 남겼다. 메시는 조별리그 1차전 알제리와의 경기(3-0) 해트트릭을 포함해 5골을 넣어 대회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16살에 에프시(FC)바르셀로나 1군 무대에 데뷔한 그는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4회), 발롱도르상 수상(8회), 2022 카타르 월드컵 제패 등 활약으로 21세기 축구의 최정상을 달려왔다. 그러면서도 단 한번도 사생활 문제로 세인들에게 시빗거리를 주지 않았다. 영국 비비시(BBC) 해설위원 올리비에 지루는 “메시는 늘 더 나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디엔에이(DNA)에 새겨져 있다. 그 나이에 수준 높은 경기를 하려면 수면, 식단, 몸 관리 등 생활 습관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축구에 대한 순수한 열정도 변치 않았다. 그는 여전히 공을 땅에 떨어뜨리지 않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 어린이와 같다는 묘사가 외신에 나온다. 이날 대기록을 세운 뒤에도 취재진이 18골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골을 묻자 메시는 “잘 모르겠다. 동료들한테 돌아가고 싶다”고 답했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기술적 측면에서 메시의 슈팅 “정확성”을 짚었다. 메시는 이날 경기에서 왼발로만 2골을 넣었는데, 상대 골키퍼의 움직임까지 예측하는 듯한 정교한 플레이가 압권이었다. 김 해설위원은 “정확도는 말처럼 쉽게 되지 않는다. 끊임없이 갈고닦아야 실전에서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물론 그도 인간이다. 그는 이날 경기 전반 9분 페널티킥을 골대 밖으로 차 대회 첫 실축 선수가 됐다. 메시는 경기 뒤 인터뷰에서 “페널티킥을 넣었다면 뒤의 2골은 안 터졌을지도 모른다. 환상적이었다”고 했다. 세계 축구 최고 선수 자리를 놓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와 벌여온 자존심 대결에서도 훨씬 앞서간 모양새다.
메시는 월드컵 통산 16골을 넣은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 노르웨이의 ‘괴물’ 엘링 홀란과 이번 대회 득점왕 경쟁을 펼치고 있다. 4골씩 터트리며 메시를 1골 차로 추격 중인 이들을 따돌린다면, 4년 뒤 월드컵에서 메시를 또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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