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과 대화 해야겠다”…북미 대화 열릴까?
한겨레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공식 만찬에서 북핵 문제를 두고 나눴던 대화를 공개하면서, 향후 북-미 회담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청와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3일)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뜰을 거닐던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본인이 올렸다며 ‘북한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이 마무리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로 관심을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핵 문제 해법에 대해 “지금은 다른 나라를 대하는 방식으로 북핵 문제를 접근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며 “단기, 장기 목표를 나눠 핵물질 추가 생산을 중단하고, 안정되면 감축을 하고 신뢰가 쌓여 체제 안전이 보장되면 비핵화를 향해 가는 단계적 접근을 설명드렸다”고 했다. 이우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1일 한겨레에 “이란과의 전쟁을 완전한 승리로 끝내기 어려운 환경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대화라는 외교 성과를 필요로 한다”며 “북한과의 ‘딜’에 미국이 초점을 두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내건 상황에서 비핵화를 목표로 한 군축 등의 협상 의제를 상정하는 일 자체가 난관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지난 18일 비핵화를 “불퇴의 선”으로 못 박았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만약 북미가 대화에 나선 뒤 북한의 핵보유를 기정사실화한 상태에서 핵군축 협상을 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이상, 북-미 회담이 열리더라도 남북 관계 개선 흐름으로 이어질지 미지수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스스로 평화공존의 길을 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미국을 중심으로 대화하도록 우리는 상황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은 “전세계가 군비 경쟁 중인 가운데 한반도 군비 통제를 논의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라며 “비핵화 언급만 하지 않는다면 김 위원장도 미국을 만날텐데, 이 경우 (북핵에 대한) 원론적 이야기에 그치고, 한반도 분위기를 전환시켜 남북관계 개선까지 논하는 건 또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회담 목표를 단계적으로 설정해 성과를 만들 수도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2018∼2019년 북-미 회담을 한) 트럼프 1기 행정부는 ‘빅딜 또는 노딜’ 전략으로 북핵 문제의 일괄 타결을 노렸다면, 지금은 ‘노딜’보다 무엇이라도 하는 게 낫다는 기조”라며 “회담의 최종적 목표를 설정하기보다, 단계적인 주고받기식 접근이 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대화를 위한 중국 역할론에도 힘이 실린다. 최용환 부원장은 “북한을 움직이려면 중국과 러시아의 의견도 중요하다”며 “특히 9월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과 중국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11월), 12월 미국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을 통해 미·중 정상이 만날 때 북-미 대화 계기를 만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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