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업체 교섭까지 인정…재계 덮친 ‘사용자성 쇼크’ [노란봉투법 100일]
이투데이
한화오션 원청 사용자성 인정
경총 "개정 노조법 지침과 달라"
하청 노동자 교섭땐 부담 가중
중앙노동위원회가 한화오션 협력업체인 웰리브 소속 노동자들에 대해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면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시행 이후 원청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본격화하고 있다. 사내 식당과 세탁시설을 운영하는 하청업체 노동자들까지 원청과 직접 교섭할 길이 열리면서 제조업과 조선업, 건설업 등 원·하청 구조가 복잡한 산업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재계는 "협력업체 노사 문제까지 원청 책임으로 확대하는 선례가 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경총 "개정 노조법 지침과 달라"
하청 노동자 교섭땐 부담 가중

▲그래픽=김소영 기자 sue@
16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중노위의 한화오션 판정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공장 구내식당 등은 도급계약상 일반적 지시권이 인정되는 영역으로 원청의 구조적 통제 사례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고용노동부의 개정 노조법 해석지침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총은 "직접적인 생산 원하청 관계가 아닌 간접적인 지원 협력관계까지 단체교섭의 상대방을 확장할 경우 단체교섭을 둘러싼 산업 전반의 혼란을 확대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중노위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는 판단을 지양하고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판단을 통해 산업현장의 혼란 확산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중노위는 한화오션이 사내식당과 세탁시설 등을 운영하는 협력업체 웰리브 소속 노동조합과 산업안전·작업환경 개선 문제에 대해 교섭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조리실과 세탁실, 통근버스 등 작업장의 시설 개선이 사실상 한화오션의 승인과 협조 없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을 근거로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것이다.
이번 판정은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노동위원회가 원청 사용자성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개정 노조법은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배·결정권을 가진 경우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사용자로 볼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계는 이번 판정이 산업 현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은 협력업체 노사 문제까지 원청 책임이 확대될 경우 노사관계의 예측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원청이 직접 고용하지 않은 노동자들의 임금과 근로조건, 산업안전 문제까지 교섭 대상이 될 경우 경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노동계는 반대로 이번 결정을 계기로 제조업과 조선업, 건설업 등 원·하청 구조가 복잡한 산업 전반에서 원청과의 직접 교섭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주체가 원청이라면 교섭 책임 역시 원청이 져야 한다는 논리다.
노동위원회가 앞으로 어떤 기준으로 사용자성을 인정할지에 따라 국내 산업계 노사관계의 틀이 크게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이번 한화오션 사건이 향후 현대제철과 포스코, SK에너지, 고려아연, 건설업계 등에서 진행 중인 유사 사건의 판단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재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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