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된 서소문 고가 붕괴…구조물 철거, 건설보다 더 위험하다
한겨레
서울 도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구조물 붕괴로 6명이 숨지고 다치는 참사가 발생하면서, 해체공사 안전관리 제도가 실효성 있게 작동했는지 짚어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건물·도로 등 오래된 구조물 해체 공사는 새로 짓는 건설 공정보다 더 위험하지만 안전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여전히 미흡하기 때문이다.
서소문 고가차도는 지난 1966년 개통한 뒤 2019년 정밀안전진단에서 ‘디(D)’ 등급 판정을 받았다. 이후 구조물 붕괴와 파손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9월부터 철거에 들어갔다.
2025년 한국재난정보학회 논문집에 실린 ‘국내 건축물 해체 공사 시 재해현황 분석과 안전관리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신현종·박옥남)를 보면, 최근 5년간 해체공사에서 발생한 재해(고용노동부 2023년 통계 기준)는 연간 120건 이상으로 사망률은 전체 건설업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재해 원인은 작업계획서 부재(27%), 구조 안정성 검토 부족(24%), 안전 감리 미이행(18%), 작업자 안전교육 미흡(15%) 순으로 안전 관리 계획과 이행이 부실한 상태였다. 사망자가 발생한 사건 중 80% 이상은 해체계획서 작성이 부실하거나 작성조차 하지 않은 해체 현장에서 일어났다.
앞서 2021년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공사장에선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무너져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참사가 발생했다. 국토교통부와 경찰 조사 결과, 한솔기업은 현대산업개발과 50억원에 철거공사 계약을 맺은 뒤 직접 작업을 하는 대신 또 다른 업체에 불법 하도급을 줬으며, 이 과정에서 해체계획은 지켜지지 않았다.
이에 연구진은 해체계획서 작성이 의무화돼 있으나 형식적으로 작동하는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체계획서 작성자 자격 요건이 명확하지 않아 전문성이 부족한 상태로 계획을 수립하고, 현장 상황 변화에 따른 계획 수정 절차가 복잡해 실제 작업은 계획과 다르게 진행하는 경우가 잦다는 것이다. 해체 공사 발주자의 안전관리 책임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안전 관리에 충분한 예산과 시간이 투여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도 개선해야 한다고 짚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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