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A '허수아비'서 진실 좇는 형사 연기…"두려웠지만 진지하게 고민"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실화 배경…"배우는 잊혀도 작품 오래 기억되길"
[BH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장진리 기자 = 배우 박해수가 ENA '허수아비'에서 연기한 형사 강태주는 진실을 우직하게 좇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의 발걸음이 늘 올바른 답만을 향한 것은 아니다. 연쇄살인 사건을 수사하던 강태주는 열악한 수사 환경 속 무고한 사람을 용의자로 몰아넣는 치명적 실수를 저지르고, 30년이 지나 알게 된 진실에 뒤늦은 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26일 서울 강남구 BH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박해수는 이렇게 불완전한 인간인 강태주를 연기한 것이 "큰 기회이자 도전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강태주는 사건을 다 해결할 수 있는 완성형 형사도, 셜록 홈스도 아니다. 인물 안에 진실을 추구하는 옹달샘이 존재하는데 당시 개인적 능력이나 사회적 압박 속에선 불가항력적인 부분이 있었다"며 "하지만 강태주는 자신이 실수한 것들, 잘못된 판단도 되돌아보고 제자리를 찾으려고 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종영한 '허수아비'는 실화인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을 배경으로, 학창 시절 원수인 형사 강태주(박해수 분)와 검사 차시영(이희준)이 가상의 공간인 강성에서 일어난 연쇄살인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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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피해자를 낳은 실화를 배경으로 한 만큼 그는 연기하며 고민도 컸다고 털어놨다.
"진지하게 고민했어요. 너무 많은 벽과 고통이 있고, 그 고통을 견딘 시간까지 연기해야 하는 게 배우로서 두렵고 긴장됐어요. 대본 리딩을 하고는 무섭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동시에 도전 의식도 컸죠. 드라마 속 캐릭터 말고 인간으로 접근하려 했어요. 인물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공감하려고 감독, 작가님과 부단히 얘기를 나눴어요."
'허수아비'는 '그것이 알고 싶다', '궁금한 이야기 Y' 등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을 다루는 시사교양 프로그램 출신 박준우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박해수는 박 감독이 시사 프로그램을 연출한 경험으로 이미 방대한 자료를 갖고 있었고, 피해자들을 보여주고 싶다는 주제 의식도 명확했다고 말했다.
또한 박 감독을 "인간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그의 이런 인간애가 '허수아비' 속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허수아비'의 결말은 범인 검거의 통쾌함보다 30년간 진실을 은폐하고, 범인이 검거된 후에도 진실을 외면하는 사람들에 대한 씁쓸함을 더 짙게 남겼다.
결말과 관련해 박해수는 "시청자분들 속이 시원하시진 않겠지만 할 수 있는 최선이었던 것 같다"며 "'저런 일이 없었으면 저 사람들은 어땠을까', '강태주, 차시영은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생각과 '이런 일이 없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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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수는 '허수아비'를 촬영하기 전 "극복 못 하면 위험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연기에 대한 큰 고민이 있었고, 이 작품을 통해 슬럼프를 극복했다고 고백했다.
"작품의 기능적 요소로 존재하는 건 잘 할 수 있는데, (실제 같은) 인물을 만들지 못하는 것 아닌가 두려움이 컸어요. 배우로 무서움이 큰 시기였죠. 그래서 스터디도 많이 하고, 연기 코칭도 많이 받다가 만난 게 강태주였죠. 예전엔 완벽한 인물을 결괏값까지 알고 시작했지만, 강태주는 흔들리는 대로 내버려 뒀어요. 강태주를 통해 의지가 있다면 진짜 인물 같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죠."
"'허수아비'가 연기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는 그는 "강태주라는 인물을 만나 위로를 많이 받았다"며 "완성되지 않아서 멋있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동시에 아직도 부족하다 싶어서 부족함을 찾으려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배우는 잊혀도 상관없지만, 이 작품은 오래 기억됐으면 좋겠다"며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얘기를 한 '허수아비'가 오래 기억에 남는다면 평생 바랄 게 없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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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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