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美 증시 과열"...기대수익률 '뚝'
SBS Biz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 부근까지 치솟고 있지만 주식 투자의 매력이 국채와 비교해 빠르게 약화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시간 26일 주식 위험 프리미엄(equity risk premium)이 사실상 사라질 수준까지 낮아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주식 위험 프리미엄은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국채 대신 주식을 보유하면서 추가로 기대하는 수익률 격차를 뜻합니다.
현재 시장에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들의 예상 수익률과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차이가 2000년대 초 닷컴버블 붕괴 직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는 위험이 큰 주식을 보유해도 초안전자산인 미국 국채보다 기대 수익이 크게 높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위험 프리미엄 축소의 핵심 배경은 국채 금리 급등입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올들어 약 60%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졌고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도 크게 후퇴했습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2월 말 이란 공습 직전 3.96% 수준에서 최근 4.57%까지 상승했습니다.
반면 증시는 인공지능(AI) 열풍과 기술주 랠리에 힘입어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주가가 급등하면서 S&P500의 이익수익률은 낮아졌고 결국 국채 대비 투자 매력이 줄어드는 구조가 됐습니다.
머서어드바이저스의 돈 칼카그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채권시장과 주식시장 사이에 괴리가 나타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우려는 커지고 있는데 주식 밸류에이션은 과도하게 높아진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시장에서는 현재 증시 랠리가 AI 혁명 기대를 지나치게 선반영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WSJ는 투자자들이 AI가 생산성과 기업 수익성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실제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낙관론도 여전합니다.
뉴버거버먼의 제프 블라젝 멀티에셋 공동 CIO는 “주식이 싸지는 않지만 터무니없이 비싼 수준도 아니다”라며 “채권도 좋지만 주식 역시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동 긴장 완화 여부가 향후 증시 방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습니다.
LPL파이낸셜의 제프 부크바인더 수석 전략가는 “이제 시장의 진실을 보여주는 차트는 유가”라며 “여름 후반에도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약 15만400원) 수준에 머문다면 시장 공식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WSJ는 현재 증시 강세가 유지되려면 금리 인하와 기업 실적 개선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분석이 많다고 부연했습니다.
특히 AI 관련 기술주 랠리가 양자컴퓨팅·우주기업 등 투기적 자산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과열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칼카그니 CIO는 “현재 주가를 정당화하려면 기업들이 수년 동안 폭발적 이익 증가를 이어가야 한다”며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시나리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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