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기업의 성과급 문제가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며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오는 21일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한 상태인데, 노사 협상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막대한 실적을 낸 반도체 산업의 초과이익을 어떻게 배분하고 미래 자원으로 활용하는 게 타당한지 합리적 방안을 찾는 것이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중요한 숙제가 됐다.
반도체 기업의 성과급 논란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한 여론조사업체가 7일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전국 성인 남녀 1310명)의 74.7%가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 두 기업의 성과급 요구 수준이 ‘(매우) 높다’고 답했고,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50.2%로 나타났다. 국민들의 관심은 수십조원에 이르는 성과급 규모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국민들은 이번 사안을 우리 경제의 핵심 먹거리이자 성장 동력을 담당하는 이들 기업의 사회적 책임성을 가늠할 시험대로 보고 있는 것이다.
아쉬운 건, 이들 기업 노사 양쪽 모두 자신들 간의 이익 나누기에만 관심이 있을 뿐 다른 직간접 이해관계자들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산업을 키우기 위해 지금까지 국가와 사회가 쏟아부은 비용은 엄청나다. 정부는 2023년 용인·평택·화성 등 수도권 일대 금싸라기 땅을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로 지정해 두 기업에 불하했다. 수도권 집중으로 국토 균형 발전에 역행한다는 지적에도 반도체 산업의 물적·인적 집적이 필요한 특성을 고려해 범정부적 지원을 결정한 것이다. 지난 1월에는 반도체특별법을 만들어 반도체 단지에 필요한 막대한 전기와 용수 인프라를 국민 세금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나아가 반도체 시설투자는 40%, 연구개발은 20%까지 세액공제를 해준다. 덕분에 지난해에만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각각 6조5500억원, 5조2400억원의 막대한 세금혜택을 받았다.
두 기업에 대한 이런 국가적 지원은 반도체 산업의 성과가 결국 국민 모두에게 이로울 것이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들 기업 노사가 자신들의 울타리를 넘어 사회적 협력과 책임에 눈을 돌려야 하는 이유다. 상생과 연대라는 숙제는 삼성전자 노사가 함께 풀어야 한다. 지금이라도 노사가 ‘사회적 연대 기금 조성’ 등 초과이익의 사회적 공유 방안을 교섭의 의제로 삼는다면 국민적 공감은 훨씬 높아질 것이다.